캐나다 달러화가 미화대비 1달러 시대를 열었다. 20일 환율은 장중 한 때 1달러를 돌파했다. 루니화가 미국 달러화와 맞먹는 수준에 이른 것은 지난 1976년 이후 31년만이다.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가운데 TD은행은 24일 1976년과 2007년을 비교한 특별보고서를 발표했다. 1976년의 상황과 무엇이 비슷하고 무엇이 다른지 알아봤다.
1. 오르막과 내리막
캐나다 달러화는 지난 2002년 1월 21일 61.79센트를 최저점으로 5년만에 62%가 평가절상됐다.(그림 참조) 1976년 당시의 1:1 환율이 내리막이었다면 최근의 환율은 오르막이라는 점이 다르다. 물론 캐나다 달러화의 사상 최고환율은 1957년 8월에 기록한 1.06달러다. 1972년과 1974년에도 환율이 1:1로 거래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2007년의 환율은 미국달러화의 상대적 약세 때문이라는 것도 중요한 차이점이다.
2.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시점은 공통점이다. 1973년 제 1차 유류 파동이 세계 경제를 강타했다. 이후 국제 원유가는 2∼3개월만에 무려 4배나 폭등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류 가격은 1976년 배럴당 13.90달러까지 치솟았다. 2007년에는 배럴당 83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또, 1976년 국제 금값은 온스당 130달러였으나 현재는 734달러를 넘어 서고 있다.
3. 물가
1976년과 2007년의 물가수준은 어느 정도 차이를 보일까? 1976년 소비자 물가지수는 6%, 현재는 3개월 평균 2%에 머물고 있다. 1975년 피에르 트뤼도 총리는 임금과 가격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반물가위원회(AIB)’라는 기구를 창설했을 정도로 물가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던 시점이다. TD은행 보고서는 미국은 1976년 이후 257%, 캐나다는 250% 물가가 상승했다고 추산했다.
4. 이자율
미국은 지난 9월 18일 기준금리를 5.25%에서 4.75%로 내렸다. 반면 캐나다는 7월 0.25% 포인트 올린 이후 9월에는 동결함으로써 현재 4.50%다. TD은행 보고서는 금리를 직접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1976년 당시 미국의 이자율은 5%, 캐나다는 9%로 추산했다. 또, 양국의 금리차는 현저히 줄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향후 양국의 기준 금리가 같거나 오히려 캐나다가 높아지는 역전(invert)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5. 국가 재정
1976년 적자 상태의 캐나다 경제는 2007년 경상수지와 재정수지 모두 흑자를 기록하는 쌍둥이 흑자(twin surpluses)를 보이고 있다. 캐나다의 국제교역도 크게 개선됐다. 당시 국내총생산(GDP) 대비 3.8%의 적자상태에서 현재는 국내총생산의 2%에 달하는 흑자를 자랑한다. 상대적으로 미국은 재정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캐나다 달러화 강세의 본질적인 배경이 되고 있는 셈이다.
6. 생산성
캐나다의 국가 생산력은 미국에 비해 뒤처졌다. 캐나다 생활표준연구소(CSLS)에 따르면 1976년 당시 미국의 87% 수준이었던 것이 현재는 약 74% 수준으로 악화됐다. 양국의 비교 생산력 수준은 적절한 통화가치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최소한 이 기준만 놓고 본다면 현재의 캐나다 달러 강세는 1976년 당시보다 무리가 있어 보인다.
7. 구매력 평가
구매력 평가(PPP)로 보면 캐나다 달러는 지난 1976년과 마찬가지로 과대 평가되어 있다고 여겨진다. OECD는 1976년 캐나다 1달러 화폐 구매력이 미국 달러대비 80센트 수준이었고 현재는 81센트선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또한 캐나다 달러화 가치 상승이 과다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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