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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취업에 ‘모국의 힘’ 작용”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9-19 00:00

외국 출신 의사·기술자 자격인증 통계 분석

서유럽과 남아시아계 의사들은 캐나다 이민 후 다시 의사로 일하는 비율이 높지만 한국 등 동아시아와 동남아, 서아시아, 동유럽계 의사들은 자격을 인정받지 못해 의료 분야에서 일하지 못하는 비율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캐나다 통계청은 2001년도까지 수집된 자료를 토대로 출신지에 따른 의사자격 부여 문제를 지적했다.

자격인증과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통계청도 자격인증이 “공공보건과 안전을 위해 캐나다에서 전문기술력과 언어구사력, 경력을 검증하는 절차로 필요하다”는 정부의 입장을 재차 밝혔다.

외국에서 온 의사들은 자격인증을 위한 첫 관문으로 캐나다의학협회평가시험(MCCEE)을 통과해야 한다. 이 시험은 캐나다 의대 졸업생 수준에 맞춘 내용으로, 국제보건기구(WHO)나 국제의학교육기관목록(IMED)에 등록된 학교를 졸업한 사람만 볼 수 있다.

MCCEE를 통과했다고 자동적으로 의사 활동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BC주를 포함한 대부분의 주에서 외국출신 의사들은 ‘레지던트 과정’으로 불리는 2년 과정(postgraduate)을 캐나다 국내 대학교에서 수료한 후 캐나다가정의협회(CFPC) 인증시험을 통과해야 가정의로 활동할 수 있다. 전문의로 활동하려면 레지던트 과정을 4~5년간 수료하고 왕립캐나다 내과 및 외과 협회(RCPSC) 인증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MCCEE까지는 큰 무리가 없지만 외국출신 의사들은 레지던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비(非)캐나다인에게 허용되는 레지던트 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 결과 외국 출신 의사 중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은 12%에 달한다. 일을 하고 있어도 2명 중 1명은 의사가 아니며 3명 중 1명은 의학과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한다. 캐나다 태생 의학전공자 중 90%가 의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이들 중 어떤 이유에서든 일을 하지 않는 사람 비율이 2% 미만인 것을 고려하면 큰 차이가 있다.

의사에 비해 기술자들은 자격인증을 받을 경우 캐나다 국내에서 거의 동등한 취업기회를 보장받는다. 캐나다 통계청은 “기술자들의 경우 외국에서 교육을 받고 경력을 쌓았더라도 캐나다 국내에서 자격인증을 받을 경우 캐나다 태생 또는 캐나다 국내에서 교육받고 경력을 쌓은 기술자들과 동등한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 기술자들도 의사처럼 주별로 인증 시험을 보아 자격을 인정받는다. 보통 기술시험과 윤리 시험을 치르게 된다. 시험 외에도 1년간의 캐나다 국내 경력을 포함한 4년간의 경력과 다른 캐나다 기술자의 추천이 필요하다.

레지던트 자리 부족이라는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하는 의사에 비해 기술자들은 상대적으로 문이 넓은 편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넓을 뿐 여전히 좁은 문이다. 외국기술자 4명중 1명만 캐나다 국내에서 기술자로 일을 하고 있다. 캐나다인 중 기술 분야 전공자 40% 이상이 기술자로 일하는 것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다만 동아시아계 기술자는 3명중 1명이 기술직에서 일하며 또한 이 중 3명중 1명이 관리직에서 일해 타 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자로 승진할 확률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고용시장에서 교육수준과 전공, 언어 구사력과 시장적응력 등 개인적인 특성이 이민자의 취업 가부에 영향을 미치지만 동시에 출신 국적도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의사들의 경우 미국과 서유럽, 홍콩 등 영연방 국가 출신들의 경우 협약에 따른 자격인정이 가능해 다른 이민자보다 훨씬빨리 전문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다. 기술자들의 경우도 출신국가의 기술력 인지도에 따른 고용프리미엄이 있다. 기술력이 뛰어난 혹은 유명 프로젝트를 진행한 기업 출신들은 훨씬 수월하게 고용처를 찾아 인증과정에 스폰서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민자의 취업에 모국의 힘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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