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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으로 진로를 돌려라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7-12 00:00

하퍼 총리,“북극 경비정 6~8척 건조 배치” 미국·러시아·덴마크 등과 영토 분쟁 우려

“북극 문제는 영토주권 문제를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입니다”. 캘거리 대학교 군사전략문제연구소 롭 휴벗 연구소장의 말이다. 그의 발언은 스티븐 하퍼 총리가 북극 인근에 새로운 항구를 만들고 경비정을 배치할 계획을 밝힌 직후 나왔다.

스티븐 하퍼 총리는 9일, “캐나다의 선택은 오직 하나”라면서 “북극의 우리 영토를 보호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캐나다 정부의 계획은 31억달러 예산을 들여 대형 경비정 6~8척을 국내에서 건조해 배치한다는 것이다.

◇ 캐나다 정부는 31억달러를 들여 6~8척의 북극 경비정을 건조할 계획이다. 경비정은 3000톤 규모로 최고시속 20노트, 작전반경은 6000해리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비슷한 규모의 해군함정 HMCS 몬트리올. 사진 캐나다 해군

이 경비정은 3000톤급 규모로 쇄빙기능에 헬리콥터(C-148)를 탑재하고 무장을 갖추게 된다. 최고시속은 20노트, 작전반경은 6000해리 정도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캐나다 군은 쇄빙기능을 갖춘 함정을 갖고 있지 않으며 캐나다 해안경비대에서 조난구조 및 보급용 쇄빙선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도입하기로 한 경비정은 약 1미터 두께 이내의 얼음만을 깰 수 있어 겨울철에는 영토분쟁이 일고 있는 북서항로(Northwest Passage)의 순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퍼 총리는 “일반 쇄빙선보다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새로운 항구 후보지로는 리졸루트(Resolute), 캠브리지 배이(Cambridge Bay), 킴미루트(Kimmirut), 이콰루잇(Iqaluit) 등이 꼽히고 있다.

◆ 북극 둘러싸고 관련국가 긴장

캐나다가 경비정 건조 배치 계획을 발표하자 미국도 발끈했다. 데이비드 윌킨스 캐나다 주재 미국 대사는 하퍼 총리의 발언과 관련해 이 지역은 ‘공해(空海)’라며 반발하고 있다. 캐나다는 또, 엘스미어 섬과 덴마크령 그린란드 사이에 있는 ‘Hans’ 섬을 놓고 덴마크와 대립하고 있다. 서로가 영유권 주장을 하지 않기로 합의는 했다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러시아는 북위 88도의 로모노소프 해령(海嶺)이 러시아의 시베리아 초쿠가 반도와 대륙붕으로 연결돼있다는 과학적 증거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유엔 해양법에 따르면 본토와 연결된 대륙붕은 경제적 권리를 주장할 근거가 되기 때문에 사실상 영토임을 주장한 셈이다. 북극 쟁탈전이 본격화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블라디미르 푸틴(Putin) 대통령도 “북극 영토 주권문제를 둘러싼 치열한 전투는 앞으로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북극으로 가는 까닭은?

1) 항로를 확보하라

북극의 얼음이 10∼15년이면 녹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기선을 제압하려는 각국의 움직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우선, 북서항로(지도 참조)는 캐나다와 알래스카의 북극해 연안을 따라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뱃길이다. 이 항로를 이용하면 유럽에서 파나마운하를 통해 한국 일본 중국 등으로 항해하던 거리를 3990㎞나 줄일 수 있다.

마니토바 대학교의 북극전문가 데이브 바버교수는 2050년이나 돼야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새 바닷길이 더욱 빨리 열리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구 온난화로 빙하의 녹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맥클루어해협을 가로막고 있는 빙산의 크기는 1979년 750만㎢에서 550만㎢로 급속히 줄어들었다.

2) 숨겨진 지하자원을 확보하라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이 지역은 전세계 석유와 가스 매장량의 25%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자원의 보고다. 최소 400억 배럴의 석유와 전 세계 천연가스 4분의 1이 북극에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는 북극 영토에만 2조달러 규모의 광물 자원이 있을 것으로 본다. 특히, 로모노소프 해령 지역에는 100억톤의 천연가스와 석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의 유콘준주와 미국의 알래스카주 경계지역도 문제다. 이 지역 연안에 매장된 원유 때문에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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