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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품에 안긴 스탠리컵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6-08 00:00

애너하임 덕스 첫 번째 스탠리컵 우승

아~, 캐나다 하키팬들의 희망이었던 오타와 세네터스가 5차전 만에 스탠리컵의 꿈을 접었습니다. 금년시즌 기대이상의 좋은 성적으로 동부 리그 우승을 최초로 차지하며 스탠리컵 결승에 오른 세네터스는 들뜬 분위기 탓인지 적지에서 벌어진 1, 2차전에서 힘도 제대로 못써보고 연패를 당했습니다. 연패의 충격을 빠진 오타와 선수들은 절치부심했고, 안방에서 벌어진 3차전에서는 특유의 날카로운 공격력을 선보이며 첫 승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1승2패 후 터닝 포인트였던 4차전 홈경기에서 오타와는 상대방 주전 수비수 크리스 프롱거가 징계를 받아 빠졌음에도 3피리어드에서 일격을 당해 2대3으로 뼈아픈 패배를 당합니다.
6월6일 뜨거운 태양이 쏟아지는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스탠리컵 결승 5차전에서 애너하임 덕스는 날카로운 공격력과 탄탄한 수비를 보여주며 벼랑 끝에 몰린 오타와 세네터스를 그대로 밀어 버렸습니다. 이렇게 스탠리컵 결승은 승자를 예측하기 힘든 팽팽한 시리즈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애너하임의 일방적인 승부로 끝이 났습니다.

사실 오타와 하키팀은 다른 캐나다팀과 달리 굴곡이 많은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세기도 더 지난 1893년에 생긴 오타와 하키팀의 모체는 1934년까지 팀 이름이 여러 번 바뀌며 스탠리컵을 10번이나 들어올렸습니다.

그러나 1935년 이후 오타와는 도시를 대표하는 하키팀을 잃었고, 캐나다 수도에는 캐나다의 국기이자 가장 인기 있는 NHL 하키팀이 없이 수십 년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꿈과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면 하늘도 돕는다고 지난 92년 NHL 리그의 확장에 맞춰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를 본거지로 한 세네터스가 팀이 사라진 지 58년 만에 다시 창단될 수 있었습니다. 캐나다 수도의 자존심을 세우게 된 세네터스는 다른 캐나다 팀들과 비교해 역사는 짧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세련된 로고와 패션센스가 뛰어난 유니폼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팀입니다.

세네터스는 창단 후 한참 동안 같은 리그의 캐나다팀 토론토 메이플리프와 몬트리올 캐네디언에 밀려 스포트라이트도 많이 못 받았고, 성적도 그리 좋지는 안았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빠른 스피드와 기술이 뛰어난 선수들을 영입해 팀 컬러를 분명히 하면서 오타와는 리그 최고의 조직력과 공격력을 보유한 팀 중의 하나로 성장했습니다.

캐나다 하키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토론토와 몬트리올이 수년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금년에는 플레이오프에도 오르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 오타와의 선전은 매우 고무적인 것입니다. 금년에는 아쉽게 졌지만 스탠리컵 결승 리그를 경험해 한층 성숙해 졌을 오타와 선수들의 내년 시즌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 

아, 그리고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애너하임 덕스가 스탠리컵 우승을 한 덕에 캘리포니아주에서 난데없이 하키가 뜨고 있답니다. NBC 투나잇쇼의 진행자 제이 레노는 애너하임 덕스는 캘리포니아의 자랑이라고 논평했는데, 아마도 그는 덕스 선수 대부분이 캐나다인이라는 사실을 모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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