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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는 한 서커스는 돌아간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12-01 00:00

‘태양의 서커스’만든 랄리베르테

기 랄리베르테(Guy Laliberte··47).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의 갑부 리스트 562위에 올라온 이 이름은 특별하다. 억만장자가 된 비결 때문이다. 물려받은 재산도 없고, 반도체나 자동차로 세계 시장을 쥐락펴락한 것도 아니었다.

이 캐나다 사내가 히트시킨 상품은 한국에선 푸대접받는 서커스다. 그가 만든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는 한 해 매출 6억5000만달러(미화)를 올리는 초대형 공연 기업이다.
“어른도 마음 속엔 아이가 삽니다. 어린 시절을 잊고 있을 뿐이지요. 그들을 아이처럼 꿈꾸게 하니, ‘태양의 서커스’는 얼마나 행복한 상인입니까?”

랄리베르테는 본지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꿈을 꾸지 않는다면 살아도 죽은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 ‘태양의 서커스’ CEO는 창조적인 도전 정신을 강조한다. “그 숱한 꿈이 언제 다 이뤄지냐고요? 60억 세계인이 얼굴에 광대의 빨간 코를 붙일 때쯤입니다.”

세계 쇼 비즈니스의 수도,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이미 ‘태양의 서커스’의 쇼들이 지배하고 있었다. 1750억원이라는 제작비 덩치만큼 환상적 무대를 보여주는 ‘카’(KA·2004년 초연)’, 물을 중심 이미지로 서정적인 장면을 이어 붙인 ‘오(O·1998)’, 13년을 내달린 ‘미스테르(Mystere·1993)’, 비틀스 음악으로 무장한 최신작 ‘러브(Love·2006)’ 등 상설 공연 5편을 보는 관객만 하루 1만5000명이다. 이 도시 방문객의 10%에 달하는 수치. 하지만 랄리베르테는 “하루 150분(공연 시간) 만이라도 현실에서 빠져 나와 삶을 즐기는 사람은 아직 소수”라고 했다.

열여덟에 영국 런던으로 여행 갔을 때 그는 하이드 파크 벤치에서 첫날밤을 보냈다. 돈이 떨어질수록 경험은 쌓였다. 아코디언 연주로 빵값을 벌며 거리 예술가로 변해갔다. 고향 퀘벡으로 돌아온 랄리베르테가 1984년 예술가들을 모아 창단한 게 ‘태양의 서커스’다. “캐나다와 달리 넉넉했던 하와이의 햇살, 그리고 젊음의 에너지를 담은 이름”이라고 했다.

현재 공연 중인 13개 쇼 중 7개가 지구촌을 돌고 있는 ‘태양의 서커스’(총관객 5000만명)는 아무리 히트한 쇼도 복제품을 만들지 않는 ‘공급 제한’ 정책으로 유명하다.

“위험을 무릅쓰고, 같은 걸 다시 하지 않은 게 우리의 성공 비결이라고 믿는다”는 랄리베르테는 “‘태양의 서커스’에 몸담은 900명의 예술가들은 모두 50대 1의 경쟁을 뚫었다”고 말했다.

이 ‘태양의 서커스’가 마침내 내년 3월 한국땅을 밟는다. 1996년 초연작 ‘퀴담’(Quidam)이다. 라틴어로 ‘익명의 지나가는 사람’을 뜻하는 ‘퀴담’은 의사 소통이 단절된 것 같은 뉴욕의 거리 풍경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랄리베르테는 “한국 공연으로 ‘태양의 서커스’도 문화적인 자극을 받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박돈규기자 coeu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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