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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지 않은 북핵실험 3대 '미스터리'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10-10 00:00

북한이 ‘핵실험 성공’을 발표한 지 하루가 지났지만 핵실험 및 성공 여부를 둘러싼 ‘미스터리’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①정말 핵실험 했나?

먼저 미국 정부가 핵실험 여부에 대한 최종 확인을 미루고 있다. AFP통신은 익명의 미국 정보 당국자의 말을 인용, “북한에서 감지된 지진파는 1㏏ 미만의 폭발로 인한 것으로 이것이 핵실험에 의한 것인지 단정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 북한의 핵실험 장소가 혼선을 빚고 있다. 아래 사진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9일 밝힌 위치는 위도 40.81,경도 129.10 지점.함경북도 화대군에서 길주군 방향으로 15.4km, 김책시에서 북북서 방향으로 20km 떨어진 지점이다.위 사진은 로이터통신이 미 지질연구소(USSG)를 인용, 핵실험 장소로 보도한 북위 41.294, 동경 129.13도 지점, 길주군 북쪽인 어랑군 근처다. /사진=구글어스 캡쳐
로이터통신도 “리히터 규모 4 미만의 진동 결과로 볼 때 핵실험보다 TNT 수백t의 (폭발) 결과로 일어날 수 있다”는 미국 관리의 말을 전했다. 과학기술부는 지진파 진도가 3.9라고 보고했다.

특히 핵실험을 했다면 반드시 대기 중에서 방사능이 탐지돼야 하는데, 현재 방사능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나오지 않고 있다. 미국·일본이 첨단 장비를 동원해 추적 중이지만 아직 방사능 결과는 얻지 못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추정 핵실험’이란 용어를 쓰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9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실험이 사실이라고 단정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핵실험이 과연 핵인지, 성공인지에 대한 과학적인 검증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나 북한의 공식 발표로 중대한 사태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핵실험이라고 단정하는 대신 ‘북한의 발표’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 북한 핵실험에 따라 10일 대전 대덕연구단지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방사능 오염사고에 대비해 24시간 상시감시체계를 본격 가동한 가운데 KINS 방재대책실에서 연구원들이 대형상황도를 세워둔채 전국 37곳의 유무인 측정망을 통해 들어오는 방사선량에 대한 분석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②핵실험 실패인가?

북한이 실제 핵실험은 했지만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핵실험은 10㏏ 안팎의 탄두를 터뜨린다고 한다. 1998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실시한 핵실험도 10㏏ 수준이었다. 2차 대전 때 히로시마에서 터진 핵탄두는 15㏏ 규모였다.

북한이 1㏏ 미만의 소형 전술 핵탄두를 개발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1㏏급 핵탄두를 만드는 기술은 10~20㏏급 핵탄두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요구한다.

이 때문에 북한의 핵 기술이 우리 예상보다 훨씬 뛰어난 게 아니라면, 10㏏급 핵탄두를 실험했지만 부분적으로 실패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충분한 핵 연쇄 반응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북한은 문제점을 보완해 추가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일부 외신도 “북한이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 받기 위해 추가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③혹시, 북한 사기극?

북한이 핵실험을 가장해 TNT를 폭파시켰을 것이란 추정까지 나온다. 타임스는 “일부 전문가는 북한이 재래식 폭발물을 터뜨려놓고 핵폭발로 가장하려 할 수도 있다고 신중을 기했다”고 전했다. 우리 군 관계자도 “(북한의 사기)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분석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핵실험을 했다는 좁은 터널에 엄청난 부피의 수백t 폭약을 미 정찰위성 등에 들키지 않고 채워 넣는 일은 힘들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또 15년 이상 준비한 북한의 핵 능력을 감안할 때, 하지도 않은 핵실험을 했다고 발표했다고 판단할 근거는 미약한 상황이다.

▲ 북한 핵실험에 따라 10일 대전 대덕연구단지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방사능 오염사고에 대비해 24시간 상시감시체계를 본격 가동한 가운데 KINS 방재대책실에서 연구원들이 전국 37곳의 유무인 측정망을 통해 들어오는 방사선량에 대한 정밀 분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

안용현기자 justic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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