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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로 보는 세상] 총기등록법 강화하라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09-18 00:00

'죽음의 천사'가 되기를 원했다는 킴비어 길(Kimveer Gill)은 결코 총기를 등록하거나 신고하지 않았다. 하지만 버젓이 총을 들고 있는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며 경찰을 비웃었다. 그를 아는 몇몇 친구들은 그가 심각한 인격장애 상태였다고 증언했다. 지난 주말 2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몬트리올 다슨 칼리지의 참극은 결국 범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끝이 났다.
 
경찰이 밝혀내야 할 사안이지만 만약 킴비어 길이 총기소지 허가를 얻었다면 사전에 제대로 검증이 된 것일까? 부모나 친구, 이웃, 심지어 그에 대한 인터넷 웹상의 내용까지 훑었을까? 어떻게 그가 지극히 소수에게만 허가되는 총기를 손에 쥘 수 있었을까? 등록 절차는 제대로 진행되는 것일까? 지난 수년간 총기소지 허가가 취소되거나 정지된 경우만 1만8000건에 달하는데 범인 길은 왜 포함되지 않았을까? 면밀한 조사를 위한 독립적인 수사가 따로 진행해야 할 사안이 될지도 모른다.
 
킴비어 길의 광란 행위는 군과 경찰을 제외한 일반인의 총기 소지를 금지해야 한다는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그렇다고 정신착란상태의 한명이 저지른 사건으로 인해 200만명에 이르는 총기 소유자 전체가 규제를 받아야 할 일은 아니다. 캐나다 전국의 농장이나 목장에서는 가축을 보호하기 위해 총기를 보유해야 할 필요성도 있고 겨울철 식량공급을 위해 사냥용 총이 필요한 곳도 있다.
 
그러나 국민들의 관심과 우려는 도심에서 발생하는 총기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러한 가운데 스티븐 하퍼 정부는 장총의 등록을 폐지함으로써 총기규제를 완화하려는 잘 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의회는 법을 무력화하는 대신에 오히려 총기등록법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재검토 해야 한다.
 
장 샤레 퀘벡주 수상과 달톤 맥퀸티 온타리오주 수상, 데이비드 밀러 토론토시장, 경찰 당국은 총기등록법을 유지(retention)하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도 총기등록법 강화를 놓고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할 필요성이 있다.
 
총기규제가 필요치 않다고 판단한다면 의회는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캐나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별로 총기 없는(Gun-free) 지역을 설치하는 방안을 시민투표에 부칠 수도 있다. 총기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대도시는 총기 없는 지역에 포함시키되 농촌지역은 제외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겠다. 총기 없는 지역에는 따로 총기보관소를 마련해 두고 사격 동호인, 사냥 애호가 등이 일정기간 총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은 관리보관과 비용이 큰 문제다. 총기보관소는 관(官)의 개입이 불가피하고 예산도 만만치 않다. 또, 수십만 종류의 총기가 보관된 무기 보관소는 습격이나 총기 도난 범죄의 주요 목표물이 될 수 있다. 이 문제에 관한한 국민전체의 합의를 이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개인의 총기소유를 정당화하는 쪽으로 흘러서도 곤란하다.
 
총기를 소지해야 할 필요성이 거의 없는 대도시에서 총기를 소유하려 하는 경우에는 보다 엄격한 사전 통제가 필요하다. 나아가 총기소지 허가를 얻으려면 무거운 책임도 함께 부과되어야 한다. 예컨대, 수집애호가가 갖고 있는 총은 격발이 불가능하도록 해 도난을 최소화 하며 권총 소지자의 자격도 정기적으로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로 제한하는 것이다. 도시 거주자인 경우에도 농장주나 정기적으로 사냥을 즐기는 경우로 한정할 수 있겠다.
 
총기 소지에 대한 관리체계를 강화해 나간다면 무분별한 총기 소유는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총기 도난과 범죄 사고의 위험을 감소시킴으로써 공공의 안전도 지켜 나갈 수 있게 된다. 총기 관련범죄의 형량을 높이는 등 관련 법도 강화해야 한다. 총기등록법을 느슨하게 만들 이유가 전혀 없다.
 
토론토 스타 9월 18일자 사설 'Canada's Gun laws must be tougher'
 
이용욱 기자 블로그
http://blog.vanchosun.com/senn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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