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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시리얼은 설탕 덩어리?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09-05 00:00

한 그릇에 설탕 4-6티스푼...초콜릿 바 1개 해당

어린이들이 아침 식사로 즐겨먹는 일부 시리얼에 설탕이 과다하게 들어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CTV와 글로브 앤 메일은 어린이들의 비만 증가 요인을 알아보기 위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유명 브랜드의 시리얼 제품의 설탕 함유량을 분석 조사했다. 현재 캐나다 어린이 4명 중 1명은 과체중이거나 비만 상태이며 어린이 비만은 당뇨병 등 각종 심각한 질환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조사 결과 켈로그의 프룻 룹스(Froot Loops) 시리얼 50그램에는 22.5그램의 설탕이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킷 캣(Kit Kat) 다크 초콜릿 바 1개에 들어있는 설탕량과 맞먹는다. 또 네슬레 네스퀵 50그램에는 트윅스 초콜릿 바 1개에 들어있는 설탕에 해당하는 23.3그램의 설탕이 들어있으며 포스트의 슈가 크리스프 시리얼에는 스티커스 초콜릿 바에 들어있는 설탕량과 맞먹는 26.6그램(6 티스푼)이나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브 앤 메일은 아침에 자녀에게 시리얼을 먹도록 하는 것은 4-6티스푼의 설탕을 먹도록 하는 셈이라고 보도했다. 

 영양학자 로지 슈왈츠씨는 CTV와의 인터뷰에서 "시중 판매되는 일부 시리얼에 이처럼 많은 설탕이 들어있다는 사실에 대단히 놀랐다"며 "아침에 자녀들에게 먹이고 있는 시리얼이 설탕 덩어리라는 사실을 안다면 부모들의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대학 소아과 교수인 로버트 러스티그 교수는 "아침 식사로 설탕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먹게 되면 호르몬 불균형을 유발해 과식하도록 만들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시리얼과 가공 식품에는 과당이 많이 들어 있어 간에 부담을 주게 되는 한편 섬유질 함유량은 적기 때문에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게 만든다"며 "어린이들에게 설탕이 많이 든 시리얼을 먹이는 것은 계속 체중이 늘도록 방치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설탕이 많이 들어있는 시리얼은 식품이 아니라 식품 대용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다.

모든 시리얼에 설탕이 많이 들어있는 것은 아니다. 당분이 적고 섬유질이 많이 들어있는 통귀리로 만든 제품은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맛이 없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잘 먹지 않게 되고 이 때문에 제조업체들은 어린이를 겨냥한 상품에 설탕을 첨가하고 있다.

CTV는 어린이들의 아침 식사로 통귀리(oatmeal, bran) 식품을 먹도록 하면 비만 예방 뿐 아니라 학습 능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터프츠 대학 연구진이 어린이 60명을 대상으로 첫 날은 오트밀, 둘째 날에는 설탕이 들어있는 시리얼, 셋째 날에는 아침식사를 하지 않도록 하고 인지 능력을 테스트한 결과 아침 식사를 한 날 학생들의 점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학, 지리학 등에 사용되는 공간 기억 능력의 경우 설탕이 많이 들어있는 시리얼을 먹은 날보다는 오트밀을 먹은 날의 점수가 더 높게 나타났다.

 한편 시리얼 제조회사인 켈로그 캐나다사는 CTV와의 인터뷰에서 "단맛이 첨가된 시리얼에도 다른 시리얼과 마찬가지로 많은 필수 영양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예를 들어 프룻 룹스에는 7가지 필수 비타민과 미네랄이 들어있고 어린이 1일 철분 권장 섭취량의 절반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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