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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울음 사라지면 집값이 뛴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09-01 00:00

뉴스위크가 보는 ‘아이 안 낳는 세상’ 車엔 유아시트 대신 애완동물 바구니 연금체계 붕괴·이민급증 불러올 수도

독일의 구(舊)서독 지역에 사는 대졸 여성의 30%는 평생 아이 없이 살아간다. 일본의 출산율은 1.25명. 30세 일본 여성의 56%는 아이가 없다. 1985년 이 수치는 24%에 불과했다. 전통적으로 가족 간 유대와 다산(多産)을 중시하는 사회로 알려진 그리스·스페인·이탈리아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그리스의 출산율은 1.3명으로 내려갔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9월4일자)에서 바야흐로 ‘아이 안 낳는’ 세상이 사회의 트렌드까지 바꿔놓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선 독신 인구 증가로 애완동물의 인기가 전례 없이 치솟고 있다. 혼다 자동차는 유아용 시트 대신 애완동물 바구니를 설치한 자동차를 출시할 계획. 영국·캐나다 등에선 ‘차일드 프리(child-free) 연합’ 같은 아이 없는 부부를 지지하는 단체가 출현했고 서점에는 ‘아이 없음과 이를 사랑하기’ 같은 책이 깔렸다.

이 책의 저자는 “아이를 안 낳기로 결정한 여자들에게 그런 결정이 지극히 정상임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아이 없는 ‘가족’은 왕성한 구매력으로 인해, 미국 맨해튼과 영국 런던 등지의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영국에서는 최근 옆집에 10대 청소년이 달린 가족이 이사오면 집값이 5% 하락한다는 조사도 나왔다.

‘무(無)자녀 선호 현상’을 겨냥한 마케팅도 성행한다. 이탈리아의 한 리조트는 “아이들 고함소리로 휴가를 망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고 로마의 레스토랑들은 드러내 놓고 “아이들은 원치 않는다”는 팻말을 붙이거나 18세 이상만이 출입 가능한 ‘클럽’으로 전환했다.

뉴스위크는 이런 ‘무자녀 전염병’이 인구 저하는 물론, 연금체계 붕괴, 이민자 급증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막으려고, 러시아에서는 무자녀 부부의 소득세 중(重)과세를, 독일에선 이들의 연금을 50%까지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이런 제재와 출산율과는 큰 관계가 없다고 한다. 무자녀 독신자에 대한 독일의 과세율은 벨기에에 이어 세계 두번째이지만, 독일의 출산율은 높아질 기미가 없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무자녀 독신자·부부를 금융적으로 제재하기보다는 기왕에 자녀를 한둘 둔 부부가 더 많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자녀를 둔 부부들이 자녀를 또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과 ▲여성들이 일찍 가정을 꾸려 첫 임신 연령을 낮추는 일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박민선기자 sunris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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