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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최고경영자였던 석유개발서비스업체 ‘핼리버튼’의 붉은색 부스에서는 중국인 전문가가 첨단장비로 오일샌드 채굴법을 강의하면서 협력업체를 끌어모았다. GE(제너럴일렉트릭)는 3000마력의 거대한 펌프를, 운송장비 제조업체 레벨 트랜스포테이션은 길이 40m가 넘는 첨단 포클레인 운반용 트레일러를 자랑했다. 주최측은 “오일샌드 붐이 불면서 2년 전보다 참여업체가 3배가량 늘었다”고 했다.
세계 석유업계에 오일샌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개발 역사가 40년이나 된 오일샌드는 그동안 지역 광산업자들이 운영하는 소규모 형태였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유가가 폭등해 채산성이 확보되자, 미국·네덜란드·프랑스·중국의 메이저 업체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메이저 업체들은 향후 10년간 850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네덜란드 로열더치쉘의 자회사인 쉘 캐나다는 조만간 캐나다 3대 석유업체인 블랙홀 벤처의 지분 17%(24억달러)를 인수, 앨버타 북부 지역의 오일샌드를 확보할 예정이다. 또 향후 5년간 170억달러를 투입해 앨버타의 원유 및 가스 생산량을 50% 늘리고, 원유를 500㎞ 남쪽으로 수송하기 위한 대규모 파이프라인도 깔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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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오일샌드를 둘러싼 업체들의 각축은 세계 에너지 전쟁과 맞물려 국가 간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중동 의존도를 줄이려는 미국과, 경제발전에 따른 석유수요를 충당하려는 중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의 셰브론은 포트 맥머리 부근 18만 에이커(매장량 75억 배럴)의 오일샌드 부지를 임차했다. ‘엘스 리버’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에는 모두 6190만 달러가 투입된다. 엑손모빌도 지난해까지 22억달러를 투자, 올 들어 하루 10만 배럴씩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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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행잉스톤 지역에서 시험생산중이고, 인도는 향후 1년 이내에 앨버타에 10억달러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캐나다 정부가 미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아시아 지역에 원유를 수출할 계획이어서 세계 열강들의 오일샌드 확보경쟁은 점점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다국적 기업들이 일제히 앨버타에 몰려 각축을 벌이는 이유는, 최근 진행되는 대체 에너지 개발보다 오일샌드가 더 경제성이 있고 부존량도 막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일샌드 개발작업은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환경오염. 포트 맥머리 근처 채굴 현장에는 거대한 인공 호수가 수두룩하다. 오일샌드에서 오일을 분리해 내는 과정에서 사용된 뜨거운 물이 폐수로 바뀌어 만든 호수다. 또 오일 분리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증가,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적받고 있다.
펨비나 연구소의 마를로 레이놀즈 소장은 “폐수로 인한 산성(酸性) 호수와 대기오염이 이미 통제 범위를 벗어나고 있다”고 비판한다.
기술인력도 크게 부족하다. 앨버타주 정부는 향후 10년간 원유기술자뿐 아니라 건설현장·호텔·레스토랑·은행 등 각종 서비스인력이 10만명 더 필요하다고 추정, 멕시코나 브라질에서 인력을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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