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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로 보는 세상] 대외원조 어디로 가나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06-19 00:00

전세계적으로 지출되고 있는 전쟁비용 규모가 1조(兆) 달러(미화기준)까지 치솟았다. 테러와의 전쟁으로 인해 군사비는 냉전시대와 맞먹는 수준이 된 것이다. 알카에다(Al Qaeda)의 9/11 테러 이전인 2000년에 비해서도 2000억달러 이상 늘었다.
 
UN은 미국과 캐나다 등 주요 서방세계 국가들이 지구촌 빈곤퇴치를 위해 국민소득의 0.7% 수준의 금액을 대외원조기금으로 사용하도록 목표를 정하고 있다. 하지만 원조금액은 전쟁비용 증가 분의 절반도 못 된다. 이는 전세계 10억명의 사람들이 하루에 1달러로 생계를 유지하는 절대 빈곤상태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오사마 빈라덴은 핍박 받는 사람들의 영웅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그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침공의 빌미를 제공하는 9/11테러를 일으킴으로써 많은 사람들을 참혹한 상태로 몰아 넣었다.
 
캐나다국제교류위원회(CCIC)가 펴낸 연례보고서 '2006년 대외원조의 실제'는 개발도상국가에 대한 지원이 어떤 현실에 처해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캐나다를 비롯한 일부국가는 분쟁지역의 군사안보비용을 대외원조기금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각종 압력을 가했다. 회계처리를 교묘하게 속이려는 이 같은 처사는 빈곤퇴치를 위해 애쓰는 UN의 노력을 희석(diluting) 시키는 위험한 행위다.
 
게리 바(Gerry Barr) 캐나다국제교류위원장은 "군사지원금을 대외원조기금에 포함시키는 것은 가뜩이나 부족한 빈곤퇴치자금을 앗아가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옳은 말이다. 지난 5년간 전세계 원조규모는 500억달러에서 800억달러로 증가했다. 하지만 증가분 300억달러중 100억달러는 아프리카가 타는 목마름으로 절망의 상태에 빠져있을 때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으로 보내졌다. 스티븐 하퍼 총리는 380억달러에 이르는 캐나다의 대외원조예산 중 130억달러 가량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로 전용되었다는 의혹을 밝혀내야 한다. 
 
캐나다와 다른 국가들의 뒷걸음질은 희미하게 되살아 나고 있는 국제원조노력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 1990년대 서방선진 7개국이 400억 달러라는 대규모 대외원조 예산을 삭감하기로 했던 기억이 지워지지 않는다. 당시의 결손은 현재 마무리되어 가고 있으나 지난 15년간 국제원조기금에 투입된 새로운 자금은 없다.
 
캐나다를 비롯한 서방선진국가는 아프가니스탄을 도와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프리카와 같이 곤경에 처해 있는 국가를 원조해야 하는 도덕적의무를 회피할 변명은 되지 못한다.
 
2000년 이후 서방선진 7개국의 군사비 지출규모는 1인당 168달러로 증가했다. 반면 국제 원조기금은 1인당 11달러에 불과하다.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할 필요성이 있다.
 
토론토 스타 6월 19일자 사설 'Hijacking global aid'
 
이용욱 기자 블로그
http://blog.vanchosun.com/senn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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