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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C-신명나는 우리의 뿌리 ‘천둥’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7-19 00:00

지난 주 15일 밴쿠버 아트 갤러리 앞에서 길거리 공연을 펼치고 있는 타악그룹 ‘천둥’. 사진 Deyna Gillis

후덥지근했던 7월 15일 일요일 오후, 아이스 모카 커피를 들고 커피숍에서 걸어나오는 순간, 내 귀를 자극하는 소리에 놀라 뛰어가보니, ‘난타’를 연상케 할만큼 뛰어난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설마 이 곳에서 한국의 전통 음악이 공연되고 있을까 의심했으나 밴쿠버 아트갤러리 계단 귀퉁이에 걸린 태극기를 보고 내 귀가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곳에서 북, 장구, 징, 꽹과리 단 네 종류의 타악기가 만들어내는 소리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신명나는 화음을 14명의 작은 체구들이 만들어내고 있었다.

14명의 이민 1.5세대 대학생들로 구성된 그룹 ‘천둥’은 비영리 단체로서, 2004년 이래 김성일씨의 지휘 아래 각종 페스티벌에서 40회에 넘는 공연을 펼쳐왔으나 커져가는 규모와 지명도에 비해 부족하기만 한 기금을 모집하고자 랍슨 스퀘어 광장에서 그렇게 열띤 공연을 펼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와는 상이한 문화를 지닌 캐네디언들이 우리의 정서에 대해 무엇을 이해할까마는, 음악이라는 것이 꼭 이해만을 요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요하는 것인지라 한국인들 못지 않게 우리 음악에 심취해 있는 그네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어떤 이들은 소리에 맞춰 몸을 흔들기도 하고, 전문가의 솜씨로 사진기 셔터를 바쁘게 눌러대는 사람도 있었다. 14명의 힘찬 연주는 한여름의 더위를 가시게 할만큼 위력이 돋보였고, 그들이 ‘대한민국, 대한민국!’을 외치는 순간에는 2002년 월드컵 영광의 순간이 떠올라 내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그들의 음악은 때로는 팽팽한 줄다리기 시합에 땀을 흘렸고, 때로는 그늘에서 젖은 땀을 식히며 휴식을 취하는가 하면, 동시에 종달새 마냥 가벼운 발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태극기가 걸려있음에도 불구하고‘역시 일본 문화는 흥미롭다’라며 즐거워하는 캐네디언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생기기도 했으나, 중국인에 비해 작기만 했던 한국인 커뮤니티 확장에 ‘천둥’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리라는 캐네디언 친구의 위로 한 마디에 가슴이 뿌듯해지는 순간이었다.

“차렷, 경례!” 라는 힘찬 끝맺음과 동시에 그룹의 리더가 앞으로 나와 천둥을 소개하고 관중들을 향해 모금을 요청하자 서슴없이 지폐를 들고 모금함으로 향하는 캐네디언들을 보면서 우리 뿌리를 이어가려는 14명의 천사들의 앞길에 희망이 보이는 듯했다.

이곳 밴쿠버에서 한국인의 위상을 떨치고 한인 커뮤니티가 정착할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고 있는 ‘천둥’은 우리가 나서서 명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그들의 공연에 행복하기만 했던 나로서는 공연을 관람할 수 있어 영광스러웠던 하루이기도 했다. ‘천둥’의 노력이 헛되지 않고 앞으로도 한인 커뮤니티 정착에 앞설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  문의 천둥 웹사이트(http://koreanbeat.org) 이메일 cheondoong@gmail.com

염미 학생기자(심리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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