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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C-누구를 위한 ‘유패스’인가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4-26 00:00

일부 학생들 불법 거래…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

광역밴쿠버 교통망을 관장하는 트랜스링크(Translink)는 UBC와 SFU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저렴한 가격으로 U-Pass(유패스) 통행권을 제공하고 있다. 한 학기에 88달러를 지급하면 학기 중에는 1존부터 3존까지 어디든 다닐 수 있고, 버스, 스카이 트레인, 씨 버스 등 트랜스링크에서 제공하는 모든 대중교통수단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유패스를 잃어버렸더라도 교내 카드 발급 센터를 찾아가서 20달러를 지불하면 새로 언제든지 발급해 주고 있다.

이처럼 유패스의 이점이 많지만 트랜스링크는 이 때문에 나름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터넷 웹사이트나 길거리 거래를 통해 많은 유패스들이 일반인들에게까지 퍼져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1존용 한달 탑승권(monthly pass)이 69달러인 것을 감안할 때, 유패스는 1존으로 사용 지역이 제한되어 있는 한달 탑승권보다 훨씬 유용하게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유패스 소지자가 본인임을 증명하기 위해 사진을 첨부하고 있지만 지우개로도 사진 부분을 쉽게 지울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유패스를 불법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버스나 스카이트레인을 탑승할 때 검표원들이 불시에 표 검사를 하고는 있지만 본인 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없어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을 지우지 않더라도 시중에서 많은 유패스가 판매되고 있어서 남자 유패스나 여자 유패스를 손쉽게 구할 수 있으며 얼굴이 닮은 사람간의 불법 거래가 손쉽게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에서는 9월 학기가 시작할 쯤이면 유패스를 판다는 광고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적게는 20달러에서 많게는 200달러까지 판매하면서 학생들은 나름대로 돈벌이가 쏠쏠하다. 본인의 유패스를 판매하더라도 교내 카드 발급 센터를 찾아가 분실 신고를 하면 5분 내로 새로 발급해 주기 때문이다.

트랜스링크는 유패스를 불법적으로 판매한 사실이 적발됐을 경우 346달러를 벌금으로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벌금 외에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제도적인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명확한 적발 기준도 없고 실제 적발된 사례도 드물다.

캐나다 사회는 개개인의 신용을 중요시하고 있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탑승자들이 정당한 요금을 지불하고 승차하는지 여부는 개인의 도덕적 판단에 맡기고 있다. 이러한 제도를 악용해 무임승차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지만, 시민들 각자가 정당한 요금을 지불하고 이용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편에서는 유패스가 대학생들의 특권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패스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비대학생들이나 전문대학에 다니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감안하여 다른 학생들에게도 적합한 혜택이 주어진다면 4년제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하여 도입한 유패스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사라지게 될 것이며, 대중교통 수단을 누구나 공평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정영한 학생기자 (경제학 1학년) petery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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