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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C-버지니아 총기 사고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4-26 00:00

미국 사회를 충격과 공포로 몰아 넣었던 사상 최악의 버지니아 공대 총기 사고는 미국과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 각지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 유학생들에게도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범인이 한국계로 알려지면서 한국사회와 한국정부는 미국과의 외교관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심하기 시작했으며, 한국인에 대한 보복성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이민자나 유학생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한 관심과 깊은 애도를 넘어서,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지나친 과잉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한 개인이 저지른 사건을 특유의 민족적 유대와 연결시켜 집단의 문제로 여기고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또한 한국 국내에서는 미국 교육을 받는 것이 성공의 필수과정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한국 국민들이 미국으로 갈 수 있는 기회의 폭이 좁혀지는 것을 걱정하는 일은 그리 놀란 일이 아니라고 전했다. 외신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한 개인이 저지른 지극히 개인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한국인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외신과 한국의 언론은 범인으로 알려진 조승희에 대한 정보와 그의 가족 그리고 범행 동기와 주변 상황을 주요 기사로 다루고 있다. 그 기사들은 한결같이 조승희가 한국계 이민자라는 특정 상황에 초점을 두고 있다. 물론 조승희가 미국 영주권자인 동시에 한국 국적자임은 사실이지만, 한국계라는 특정 사실을 강조하는 것은 자칫 특정 인종에 대한 편견과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범인이 그러한 범행을 저지른 이유가 개인의 사회 부적응에서 비롯됐다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며, 미국 사회의 총기 규제 문제와 연결해서 다뤄야 한다는 점이다.

늘 그렇듯, 큰 사건 뒤에는 그 사건을 둘러싼 근거 없는 음모론이 여기저기서 퍼지게 되고 이런 현상은 사건 자체에 대한 이해와 사실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니라, 사건의 잔혹성 등을 소재로 삼아 떠도는 이야기에 불과하다. 한국 사회도 이번 사건으로 인한 한국 이미지 실추, 한국인에 대한 보복성 범죄를 우려하기보다는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김애솔 (고려대 행정) aesol-sk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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