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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최강의 바이러스 사냥꾼, 바이러스에 쓰러지다

이건창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0-05-13 08:45

바이러스의 복수인가, 에볼라 최초로 발견한
피터 피오트 런던 보건대학원 원장, 코로나 확진
에볼라와 에이즈의 전 세계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바이러스 사냥꾼’도 코로나는 피해가지 못했다.

피터 피오트(71·사진) 런던 보건대학원(LSHTM) 원장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양성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라고 영국 가디언 등이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그는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 강에서 에볼라 바이러스를 최초로 발견한 인물로 에볼라와 에이즈 등 바이러스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사람이다.

피오트 원장은 최근 벨기에 주간지 크낵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지난 3월 19일 고열과 극심한 두통 등 코로나 바이러스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머리카락과 두개골이 깨질듯이 아팠지만, 기침은 나지 않아 “금방 지나가겠지”라고 생각하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특별 보좌관으로 계속 근무를 했다고 한다.

71세의 고령에도 평생 한번도 심하게 아프거나 피곤한 적조차 없던 그는 결국 극심한 피로와 호흡 곤란 등의 증세로 2주 간의 자가격리 끝에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됐다. 피오트는 “바이러스와 싸우는 데 평생을 바친 내게 마침내 바이러스가 복수를 하게 됐다”고 했다. 병원에서 찍은 폐 사진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형적인 증상인 폐렴 증세를 나타냈다고 한다.

피오트 원장은 “노숙인, 콜롬비아 출신 청소부, 방글라데시 출신 환자 등과 함께 병실을 같이 썼는데 우리 모두 속삭일 힘조차 없어서 외로운 밤낮을 보냈다”며 “생사가 왔다 갔다 하는 상황에서도 ‘회복한 후에 나는 어떻게 될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피오트는 인터뷰에서 코로나의 위험을 계속 경고했다. 코로나가 만성 심장·신경계 질환을 남길 수도 있고 심한 경우에는 평생 신장 투석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바이러스에 대해 아직 배우며 항해하고 있는 중”이라며 “그래서 바이러스에 대해 제대로 된 이해도 없는, 옆에서 구경만 하는 언론인 등이 코로나와 힘들게 싸우는 과학자들과 정책 입안자들에 대해서 비판하면 너무 짜증이 난다”고 했다.

그는 산소 마스크를 쓰고 치료를 받은 후에 지금은 자택에서 회복 중이다. 아직도 계단을 오를 때 숨이 가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 그래도 피오트는 “코로나에 걸려서 영국 병원에 입원하면 2014년 에볼라 사망률과 비슷한 수준인 30% 확률로 죽을 수 있다는 연구를 읽은 적이 있지만, 에볼라가 아니라 코로나라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열,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동반하며 치명률이 50~94%로 매우 높다. 2014년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시작한 에볼라 바이러스 전염병으로 전 세계 2만8600여 명이 감염됐고 이 중 1만1300여 명이 에볼라로 숨졌다.

피오트 원장은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연구를 하던 당시 에볼라 강에서 에볼라 바이러스를 최초로 발견한 인물로, ‘에볼라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그는 1995년부터 2008년까지 유엔 에이즈계획(UNAIDS)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에이즈 바이러스(HIV) 연구에 헌신하기도 했다. 국내에도 감염성 질환과 맞서 싸우는 그의 일대기가 그려진 자서전 ‘바이러스 사냥꾼’이 출간됐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13/20200513044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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