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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스타운 2020.08.17 (월)
도시 사람들이 흘린 빵 부스러기먹고 사는 비둘기 같은 사람들 사계절 갑옷같은 옷을 입고날개 꺾인 새처럼좁은 건물 처마 밑에 얼굴까지 뒤집어 쓰고 누워시계탑 시계바늘처럼강가에 낚시하는 사람처럼강물에 흘러가는 물고기처럼스카이 트레인이라 불리는철마 타고 일터로 가는 군상들표정 없는 여권사진같은 얼굴너도 나도 다를 것 없는 무표정한 하루다운타운 워터프론트역 나서면집시 냄새담은 빗물이 숲속 이끼 낀 나무처럼엔틱이라...
전재민
봄 날의 약속 2020.02.18 (화)
잿빛 하늘이 슬픈 날이면 너와 지붕 눈어깨도 들썩이지 않고 조용히 흐느껴 운다   처마 끝 눈물이돌아 누운 베갯잇에 얼룩 남기듯콘크리트 바닥에 아픔을 꾸겨 넣는다   밟아야 모진 겨울 나고봄 날 싹 틔우는 보리처럼 아픔은 짓이겨진만들기 시간 찰흙처럼모래성 쌓고 뭉개고갯벌 산낙지처럼숨구멍만 남긴 채초승달 찔린 하늘처럼가시만 가슴에 묻고
전재민
사랑 방정식 2018.11.16 (금)
활활 타오르던 아궁이 불길처럼 사랑이 타오르던 청춘에도 그림 속 불길처럼 차갑게 느껴지는 사랑이 식어버린 중년에도 그리움조차 메마른 모래사막처럼 말라 버린 날에도 새싹이 움트는 봄처럼 웃음꽃 피우는 아이보고 사랑은 몇 백 년 만에 피어 오른 화산처럼 꿈틀댄다어쩌면 다시 돌아 오지 않을 봄날처럼긴 겨울이 된다고 해도여름날 햇살처럼부서지는 사랑 거품이목욕탕 속에서 꿈처럼...
전재민
고사목 2018.02.13 (화)
마음 닿는 곳에 하늘이 있고 그 하늘 닿는 곳에 하늘과 땅 연결이라도 하듯이 소복 입은 무녀처럼 하늘 보고선 너 이 세상에 올 때도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왔듯이 죽어서도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순백으로 서서  뒤돌아보면 멀어지는 모습에 스쳐 가는 수많은 영혼의 춤 바람에 꽃씨 흩날리듯 인연을 날린다 아이처럼 웃음 지으며 산허리에 서서
전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