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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집은 26층짜리 콘도, 이 건물의 십층으로 옮겨와 산 지 3년째 접어든다. 이백오십 가구가 모여 한 마을을 이루며 살고 있다. 일 층에 사는 사람들을 제외하곤 누구나 엘리베이터로 오르락내리락하며 출입을 한다. 반 평 남짓한 엘리베이터 좁은 공간에서 이웃과 마주하는 시간이 때로는 아주 무료하고 지루하다. 서로 말없이 바닥만 응시하다가 헤어질 때에는 유난히 엘리베이터 속도가 느리게 느껴진다. 때로는 엘리베이터 방안이 화기애애한...
심정석
늙음의 미학 2018.09.06 (목)
요사이 눈과 귀가 나 몰래 어두워만 간다. 늙어감의 증상이다. 그래도 내 나이 또래 평균 청력은 남아 있단다. 전문의의 말씀이니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하지만 실상은 많이 불편하다. 회의할 때, 공개 강연을 들을 때, 여럿이 모여 두루 담소할 때 더욱 그렇다. 간혹 특별한 비유나 재미나는 농담 이야기 토막이 내 귀에 미처 와 담기지 못하고 지나칠라치면 아주 낭패스럽다. 모두 재미있어 웃는데 나만 혼자 조용하다. 웃음 포인트(Punch Line)를 놓치고...
심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