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희 / (사) 한국문협 밴쿠버 지부 우리 집은 막다른 골목 안에 있다. cul-de-sac(컬드싹), 한번 들어가면 나갈 길이 없다는 골목길. 나는 이 길을 주머니길이라 명명(明明)한다. 주머니길! 얼마나 정다운 이름인가. 작년 펜데믹이 시작되던 즈음에, 골목 어귀 한 쪽의 숲을 갈아 없애고 자그마한 어린이 놀이터가 있는 공원이 생겼다. 이 골목길의 아이나 어른들은 저녁을 먹고 나면 공원에서 공도 차고 나 같은 노인들은 산책도 한다. 공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