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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강가의 재회 2020.02.18 (화)
     무수하게 꽂힌 빛살 위로 초록의 정오가 무심히 강가를 산책한다 그리고 수초를 감싸는 작은 애무   물가 언덕 위에 검은 이끼를 입고 서 있는 허공 속 나무 하나  물 위에 어른대는 꼭 닮은  나무  둘  그리고 물속 깊은 곳에 자기를 묻고 사는  나무 셋   바람이 찾지 못하는 숨겨진 겨울 숲속을 흐르는 회한의 강가에서 엇갈린 빛 너머 나무는 재회를 한다   고요한 아픔이 흐르고 나서...
김석봉
가을 숲속의 사랑 2019.09.0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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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봉
열기구 2019.05.13 (월)
열기구는 혼자 더워져서하늘에 오른다속에 담은 불이 너무 견디기 힘들어높은 산 위에 푸른 가지 사이를 떠 있어야 한다당신이 돌아오는 날멀리 지평선 너머로 먼저 보고다시 땅으로 돌아와 있을 것이다그냥,아무 일도 없었다고언제 돌아왔냐고봄이 남풍을 실어오면 오신다 했었다고.
김석봉
기다림의 나라 2018.12.26 (수)
공허한 하늘은 산에 닿아긴 폭포가 되어 내린다 구름은 강을 흘러 들판을 가르고사막으로 가서 오아시스가 된다 한낮은 알지 못하는 지구 저편을 돌아장엄한 새벽을 열고 바닷가 바위벽을 타고 끝없이 오르던 파도는피오르드의 노래가 되어 대륙을 찾아 떠난다 여름내 꿀벌의 날갯짓이 모여 핀 석양은  꿀 빛 대지의 갈증을 삭히고   오랜 생각이 묵혀져 당신을 찾으면깊은 포옹은 기다림이 된다  기다림이 아름다운...
김석봉
여름 신열 2018.08.14 (화)
먼 하늘 구름이산 너머열풍의 새김질을 바라보고 한 모금의 호흡도달아오르는 욕망의틈바구니를 빠져나가지 못해 차라리 북극의파란 바닷물이어느 지성의 사치스런 휘파람이려니 해바라기 벌판의구부러진 기차길이모든 나의 잔상을 삼켜버린여름 오후 축축한 등에 흐르는고뇌의 즙은밖으로 나갈길 모르는 방황의 신열이려니 상수리 나뭇잎 속으로 밤이오면차갑게 이는 각성의 바람속을 에이는 옹달샘 한 바가지 떠서다가오지...
김석봉
한 벽을 온통 열어놓은 유리창 넘어오색 별이  꿈이 되어 내린다겨울의 검은 장막 사이로눈부신 빗방울이 내린다 이국의 길가를 덮은 네온의 불은부서져 내리는 시간의 흰 가루를 모아한 모금 커피 속에 따뜻함을 지핀다 내가 있고타인의 눈길이 비치고서로가 나누는 너그러움이 흐른다 하얀 분말 속에 한 모금 커피 속에잊혀진 시간이 곱게 잠긴다외진 나의 사랑이 모두 담긴다너의 따뜻한 포옹이 밝은 별이 되어 떠오른다 
김석봉
겨울꽃 2017.12.08 (금)
긴 겨울이 시작 되었습니다 시인은 서쪽 하늘을 범하는 검은 구름을 보고 만 있습니다 비가 그치고 잔 빛이 앞뜰을 무대처럼 밝히는 날 선홍빛 꽃을 심겠습니다 꿈 속에서 보던 그 꽃을 마당에 심겠습니다 겨울은 비를 내리고 어두움을 내리고 꽃도 숨길 것입니다 아무도 보지 못한 그 꽃을 시인의 마음 속에 심은 그 꽃을 겨울은 봄을 기다리는 방랑자가 되어 가슴에 안고 계절의 길목을 서성이다가 가끔 시인의 앞뜰을 다시 찾을 것입니다 그리고...
김석봉
도시의 비 2017.04.01 (토)
비가 내린다도시의 비가 내린다 머리 위에가슴에아스라한 사랑 위에 비가 내린다 길가 마른 가지  갈래로등줄기 차갑게오욕의 갈증이 흐르고 검은 아스팔트 위로부서지는 푸른 빗방울못 다한애증의 포말 깜박이는 녹색 신호등 너머피어나는 안개 몰이아득한 회한의 그리움에어둠이 내리면 거리의 따뜻한 창 너머지나는 불빛흐릿한 미소 너와 내가 스치는정사각형 도시의 광장에하얀 꽃비가 내린다우리의 별꿈이 내린다 
김석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