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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의 법칙 2020.02.03 (월)
  이민 올 때 이력서 한 장 들고 왔다 아니다 내 이력이 나를 들고 왔다 나를 부풀린 글자의 자막들이 비행기 대신 풍선에 태워 이민국을 넘게 했는데 허풍을 빌미로 이민법에 걸려 감옥에 보내어질까 조심해야 했다   있는 것 없는 것 긁어모은지라 황소 다리의 부기가 모기 몇 마리로 공룡 팔뚝만큼 되어 과도한 족발을 되었다 무식하면 용감해서 이력 없는 이를 찾는 곳에 있어 보이는 이력을 들이밀었다가 사장감을 찾을 때 다시...
김경래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무릎의 용도 2019.09.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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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래
안부 2019.06.18 (화)
그대 있는 곳 소식은 모른다 지나는 바람도 그대 체온 전하지 못한다꽃이 피고 새가 우니그저 잘 있겠거니 한다우린 그렇잖아보지 않아도 만나지 않아도보고 만나는 그깟 일쯤꿈에서면 그대 옆에 쉬 있는데그리워도나는 너를 그리워하지 않는다그대 있는 곳 소식은 난 정말 모른다.
김경래
직립 보행 소고 2019.02.25 (월)
종이 한 장 집으려다 허리를 다쳤다 고통스럽고 구부정해진 평등의 원칙기둥의 뿌리가 뽑힌 날마른 뼈 사이 고인 냉각수가 터졌다펑크가 나기 전까지우리는 반항의 종잣돈 허리춤에 끼고 연중무휴 활화산이었지뒤돌아 앉은 과거에 빗장을 풀고덥석 무리한 질문을 던졌다 중간이 무너지고 넘어갈 강은 있는지뒤엉켜 샛강이 범람하듯작은 음극에 양지바른 내부는 외출을 준비할지다리로 받치고 있는 힘의 무게로내 몸의...
김경래
뽑힌 뿌리 보고서 2018.12.07 (금)
바람이 세게 불고 간 날키 큰 나무의 뿌리가 뽑혔다물 많은 땅의 나무는단단한 돌과 흙 사이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어느새 키는 훤칠 커 버렸다모든 것이 풍부한 시대를 살면서모든 것이 소박했던 시절을 떠올린다땅으로 자꾸 파고 들어가야만 했던 삶은견디기 힘든 추억을 남겼지만땅속 깊이 파고든 까닭에 바람에 뿌리뽑히지 않았다물을 찾는다면 목욕물을 취하지 말라깊은 곳에 있는 생수를 먹을지라뿌리를 밀어 넣어 흙을 파고가보지...
김경래
2018.07.23 (월)
설마 했다너만 할까아차 했다모든 것에쌍벽이 있다는 걸너와꽃과.
김경래
아내의 밥상 2018.05.30 (수)
가만히 받고 보면 내 심장이 한상이다창조의 질서가첫날부터 일곱째 날까지 상큼하게 양념쳐 있다 밤과 낮채소와 자연사람의 생기까지반찬 하나에우주를 버무렸구나.                  ~•~•~•~•~•~•~입만 즐겁고자 한다면 밥상을 받아들고 할 짓이 못된다. 하나의 나물에 버무려진 바람과 태양, 물과 시간, 그리고 여인의 사랑까지 다 통과하지 못한다면 수저에 손을 올리지 말아야 한다. 제아무리 맛있는...
김경래
동태 2018.03.26 (월)
동네 수퍼 생선코너에 들렀다죽은 이의 침실로 염치없는 접근근접 촬영한 무대 위에내 자아상은 왜 저렇게 차가울까  두어 마리 비닐에 넣으려다 동태 이빨에 손이 찔렸다 아앗~섣부른 암행의 뒤 끝은피폭자처럼 전염된 종양 하나  사지로 뻗는 심판의 연결고리와죽음의 사인이 무관치 않다 뇌사 판정을 죽었다고 우긴 죄부릅뜬 동그라미, 눈깔로 깔본 죄 얼어 있던 시간을 뾰족하게 날 세워최신의 습기를 빨아들이고한...
김경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