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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짓는 영혼의 집

권천학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11-13 17:14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시
-2015 세계한글작가대회출연작품
 
 
나는 늘 어머니의 혀 위에 자리 깔고 논다
자며 깨며 놀며,
생각하며 말하며 쓴다
ㄱ ㄴ ㄷ ㄹ .....
ㅏ ㅑ ㅓ ㅕ .....
서로 기대고 받치고 세워가며
기둥삼고 지붕삼아 그 터에  짓는 집
나는 오늘도 영혼의 집을 짓는다
 
생각이 있다한들 전달할 방법이 없다면,
뜻이 있다한들 담아낼 그릇이 없다면,
혀가 있다한들,
눈과 귀가 있다한들,
글이 없었다면,
모국어가 없었다면,
 
꼬부랑 글씨로 꼬부랑꼬부랑 달리는 타국에서도
나는 굳이 한글로 말하고 쓸 수 있으니
제아무리 달달달 외우며 달린다한들
나를 이토록 온전히 받쳐주는 것이
어디 어머니의 혀만 하랴
 
세상의 6900개가 넘는 언어 중에
한글이 오똑하게 서 있으니
나 또한 내가 지은 영혼의 집 속에서
오똑하게 살아있으리
 
모국어여!
한글이여 영원하라!
 
<2015년 7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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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세계한글작가대회출연작품  나는 늘 어머니의 혀 위에 자리 깔고 논다자며 깨며 놀며,생각하며 말하며 쓴다ㄱ ㄴ ㄷ ㄹ .....ㅏ ㅑ ㅓ ㅕ .....서로 기대고 받치고 세워가며기둥삼고 지붕삼아 그 터에  짓는 집나는 오늘도 영혼의 집을 짓는다 생각이 있다한들 전달할 방법이 없다면,뜻이 있다한들 담아낼 그릇이 없다면,혀가 있다한들,눈과 귀가 있다한들,글이 없었다면,모국어가 없었다면, 꼬부랑 글씨로 꼬부랑꼬부랑 달리는...
권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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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천학(權千鶴)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