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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꽃 지던 날

늘물 남윤성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5-22 16:36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시

누가 이 지구를 ,  간밤 내
이리도 멀미 나게 흔들어 놓았나 ?
 
옆 울섶 자목련 백목련 꽃잎들 ,
잔디 가득
성자의 눈물 자욱으로
얼룩져 있다
 
지난 밤,  네팔의 그 많은 생령들이
애처롭고 여린 꽃잎들로 이울던 밤,
 
두더지 처럼 웅크린 우리들의 기원은
다 어디로 헛되이 , 돌이킬 수 없는
어느 나락으로 허물어져 갔는가 ?
 
저 자목련 꽃잎들은 허물 가득한
우리 인생들에 대한
연민의 눈물 방울로,
 
저 백목련 꽃잎들은 영원을 향한
목마른 영혼들의
새하얀 하소의 눈물 자욱으로,
 
방울 방울 떨어져
몸부림 하고 있다.
 
누가 이 땅의 것 온전ㅎ다 했던가 ?
누가 이 땅의 것 영원ㅎ다했던가 ?
 
헛되고 헛된 것 뿐이라 깨우치시는
어느 보이지 않는 손길..........
 
저 떨어져 젖은 몸부림으로 나딩구는
자목련 백목련 꽃잎들,
 
우리를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애통의
각혈 자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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