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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 번개 폭우에 생의 위험 느껴. (휴스턴)

이순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11-14 10:24

한국문인협회 캐나다 밴쿠버 지부 회원작/수필
큰 딸의 시부모님이 휴스턴에서 호텔을 경영하고 계셨다. 딸은 겨울방학 동안에 아들을 순산하고 2주 만에 남편과 함께 휴스턴으로 옮겨갔다. 리노(University of Nevada Rino)에서 사이언스 4년 끝내고 의과대학은 휴스턴(University of Texas Southwestern Medical School)에 들어 간 것이다. 시어머니가 아이를 봐주시는데 너무 죄송스럽다하기에 내가 좀 도와주려고 휴스턴엘 갔다. 시내구경을 나갔는데 높은 빌딩도 별로 없고 산도 안보이고 마냥 넓기만 했다.

  날은 뜨거운데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자주 오며 엄청난 소나기가 쏟아질 때면 길에 달리던 차가 높은 곳을 찾아가야만 한다. 퍼붓는 빗물의 양을 하수구가 다 감당하지 못해 금방 물이 고이고 그 속에 차가 잠긴다. 또 심한 회오리바람은 차를 번쩍 들고 가다가 바람이 흩어질 때 아무 데나 떨어뜨린단다. 그 높고 큰 빌딩도 회오리바람에 한번 휩싸이면 건물이 흔들려 기울어지고 금이 간다고 한다. 바람이 불며 막이 생겼을 때는 그 속에 켜둔 촛불도 꺼지지 않는다 했다. 천둥번개가 심한 날이면 화장실이나 장롱 속에 들어가 피신을 해야 한다. 이곳 건축물은 좀 색다르다. 지붕이 사람인자(人字)형이고 천장 위에서 지붕까지 공간이 높아 서서 다닐 수 있는 방이 있다. 주먹만 한 우박이 자주 오는데 지붕에 쌓이지 못하고 바로 떨어지게끔 건축한 것이며 강풍도 다소나마 가볍게 지나가라고 지붕을 높고 뾰족하게 지었다고 한다.

  내가 그곳에 머무는 동안에도 몇 차례 심한 폭우를 만났다. 어느 날 밤 2층에서 자다가 요란한 천둥소리에 깜짝 놀라 깼다. 소나기가 퍼붓는 칠흑 같은 한밤인데 계속 번쩍이는 번갯불로 인해 대낮 같이 밝고 귀청은 터지는 듯 했다. “지금까지 잘 살다가 여기서 죽나보다.” 생각하니 두려움이 앞섰다. 그 순간 딸이 와서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하여 일층 화장실에가 숨었다. 피뢰침 관계로 좀 안전하다고 했다. 이곳사람들은 난리를 당할 때면 이곳을 떠나 다른 지방으로 가야지 하면서 그냥 그렇게 사는 것에 길들여져 평생을 산다했다.

  휴스턴의 인구는 196만(2001년)여 명 외항(外港) 갤베스턴에서 휴스턴 운하로 연결되며 만안(灣岸)에서 약 80km 지점에 위치한다. 시의 기원은 1836년으로 당시는 멕시코 령(領)이었으나 그해 일어난 텍사스 독립전쟁의 영웅 사유엘 휴스턴장군을 기념하여 명명되었다. 시는 20세기초 이래 석유공업의 대 확장과 운하의 완성으로 놀라운 발전을 이루어 1900-1950년 사이에 인구가 14배로 격증하였다.

  세계 최대의 정유공업 지대의 하나이며 합성고무를 비롯한 화학공업과 아울러 멕시코 만 안에 풍부한 석유 천년가스, 황, 소금을 원료로 눈부신 발전을 보이고 있다. 그밖에 조선, 철강, 무기, 종이, 펄프, 시멘트, 마대(麻袋)등이 생산된다. 만안에 풍요한 농목지대의 중심에 위치하여 목화, 소, 밀, 쌀의 취급 및 농축산물 가공업이 성하며, 해마다 가죽 전시회도 열린다고 한다.

  시내에는 많은 병원과 의과 대학 등이 있어 주(州) 의료의 중심이 되어 있었다. 또 휴스턴 대학교 라이스대학교, 텍사스 남부 대학교, 동 식물원, 미술관,  역사박물관 등 훌륭한 문화시설을 자랑하는 문화도시이다. 교외에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우주비행 관제센터가 있어 1967년 7월 인류 최초의 달 착륙에 성공한 아폴로 11호를 비롯한 우주선의 관제소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하루는 그곳에 있는 나사에 갔다. 넓은 공간에 진열된 아폴로 11호를 보면서 무척 반갑고 친근감을 느꼈다. 옛날에 보던 그 모습 그대로 있었다. 외손자 손잡고 돌아다니면서 화석, 월석 달나라 모래까지 귀한 것 다 볼 수 있었다.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에 있는 주립대학교. 교지 면적-약 2.226km2 .개교 연도 1927년, 구분-주립, 소재지-미국 텍사스 휴스턴,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23명전임 교원 수 689명, 학생 수 15.618명(1999) 장서 량 도서 약 1.677.826권 여학생 수 93%가 텍사스 주 출신이고 나머지는 미국의 다른 46개 주와 캐나다 기타 101개 외국에서 온 유학생들이다. 51%가 백인이고 16%가 아시아계. 15% 히스패닉 계, 11%가 아프리카 계 미국인이다. 신입생 27% 정도가 1년 안에 중퇴하고 35%의 학생만이 졸업을 한다 했다.

  대학들은 아주 좋은 조건으로 유학생을 유치하고 풍부한 장학금을 제공한다. 이유는 시민의 질을 격상시키기 위한 방침이란다. 옛날 석유가 쏟아져 나올 때 무제한 노동자가 들어와 살고 있기에 사회 질서가 문란하다고 한다. 내가 왕복 6차선 큰 네거리에서 적색 신호를 받고 서 있는데 제일 앞차가 갑자기 요란한 소음과 함께 유턴하여 뒤돌아간다. 시내 어떤 길에서도 자주볼 수 있는 현상이다. 세계 어디에서도 이런 무법천지는 없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여러 면에서 수준이 낮다고 생각한 주 정부가 계획한 정책은 두뇌가 좋은 학생을 많이 불러 모으는 방법이었다. 전국에서 또 외국에서 유능한 대학생을 불러들이는 정책을 써서 분에 넘치는 장학금을 준다고 한다. 의과대학도 훌륭한 건축물에 신 개발품 기계를 도입하여 의대 학생을 위해 정성을 다한 결과 물밀 듯이 들어오는 유학생을 유치하느라 즐거운 비명이라 했다. 앞으로 도로의 교통질서가 잡히면 시내의 분위기도 함께 바뀌어 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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