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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비기너 낚시꾼

늘물 남윤성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08-08 15:36

한국문인협회 캐나다 밴쿠버 지부 회원작/시
황혼이 깃드는 프레이저 강 기슭

진종일 어느 비기너 낚시꾼 하나

세월의 무상을 낚고 있는지......?

 

혹은 , 세상 온갖 오물 쓰레기들

다 쓸어 안고도,  별거 아니라는 듯

제 갈 길 오직 , 낮은 자세로 만 임하는

저 강물의 깊은 뜻, 헤이리며 있는 지.....?

 

기다림에 초가 다 되어 갈 저음

웬걸, 이 묵직한 손 맛 !

왔구나 , 드디어 멋진 휘날레를 장식 할 찰라,

 

허나,  이게 웬 날벼락

다 헤어져 뒷굽이 빗금 ( / ) 각도로

심히 닳아 기울어진 어느 사내의

낡은 구두 한짝

 

그의 찌든 땀 냄새 , 그의 고단한 삶이

기우뚱 쓰러져 나딩굴고 있다.

 

더불어 길게 늘어져 뒤엉킨 구두 끈 ,

그의 생애를 옭아 매었던

무거운 짐의 무게를 풀고

 

마지막 긴 한숨 ,허공 향해 함뿍

뿜어 내고 있다.

 

삐뚤어진 세상의 기울기로

힘겹게 버텅겨온 생애가

늘 애닯기만 한 것도 아니라는 듯........

 

낚아지지 않는 꿈이 늘

슬프기만 한 것도 아니 라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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