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캐나다는 왜 연방 정부에 교육부가 없을까?

문영석 yssmoon@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24-04-12 08:30


           우리는 당연히 연방 정부에 교육부가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만, 실상 교육부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캐나다의 교육행정과 관리는 누가 할까? 그것은 바로 지방정부(province)의 권한이지 연방 정부의 권한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나라라도 영어권과 불어권의 학제가 다르다. 퀘벡에서는 고등학교가 7-11학년에 끝나고 대학에 가려면 세젭(CEGEP)이라는 2년 과정을 거쳐야 대학에 입학할 수 있고, 영어권도 필자가 토론토에서 대학에 다니던 시절, 온타리오주는 13학년을 다녀야 대학에 갈 수 있었지만, 2003년 이 제도는 폐지되었다. 이처럼 다양한 교육 제도를 살펴보면 교육을 넘어 캐나다의 정치구조를 이해하게 된다.

 

           우리는 흔히 주 정부를 한국의 도정도로 생각하지만 전혀 다른 개념이다. 캐나다 연방제는 정확히 말하면 10개의 소국이 연합하여 만든 나라이다. 북부의 3개 준주(Territories)는 독립된 자체 정부를 갖는 주들과는 달리 연방 정부의 관할하에 있다. 연방 정부는 연방 조세 징수, 연금, 국방, 외교, 금융 화폐, 이민정책 등을 관장하며, 주 정부는 교육, 보건의료, 교통. 자원관리 등을 담당한다. 각 지방자치단체(시청)는 경찰, 소방, 상하수도, 지역 교통, 공원 관리, 제설 등을 관장한다. 연방 수상을 Prime Minister, 주 수상을 Premier라 하는데 둘 다 최고 또는 총리 등을 의미하는 단어들이다. 그래서 연방 수상과 주 수상들이 함께 모여 국가적 현안을 논의하는 모임을 일컬어 First Ministers‘ Meeting이라 한다. 그러므로 어느 한 주가 연방제를 탈퇴하여 독립하고자 하면 그것도 가능한 일이다. 실제로 퀘벡은 캐나다에서 분리하여 독립국을 세우고자 1980년 주민투표를 한 결과 찬성 40.5%, 반대 59.5%로 연방주의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다시 1995 1030일 주민투표를 한 결과는 49.4% 찬성, 50.6% 반대였다. 찬반의 득표수 차이는 무효표의 수보다도 적은 것이었다. 두 번에 걸친 주민투표는 결국 실패로 끝났지만 아슬아슬한 표 차로 퀘벡의 독립이 부결된 것을 보고 화들짝 놀란 연방 정부는 1996 6월 연방 대법원에 퀘벡주가 일방적으로 분리 독립을 선언할 수 있는지에 대해 법적 해석을 구했다. 연방 대법원은 향후 주민투표 문안은 독립만을 묻는 명료한 질문이어야 하고 51%가 아닌 명백한 다수일 경우에만 분리에 관한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이런 정치적 역학관계를 이해해야 1969년까지 영어만 공식 언어로 쓰던 나라에서 왜 영어. 불어를 공용어로 하는 이중 언어 재로 변하고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불어를 공부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게 된다.

 

           회사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 제일 먼저 요구하는 것은 이력서이다. 이력서를 모르면 상대방을 이해할 수 없고 따라서 신뢰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새롭게 이 땅에 도착한 이민자들이 캐나다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이다. 캐나다의 이력을 알 수 없는데 어떻게 이 사회에 동화될 수 있을까? 아무리 이 땅에 오래 살았다 해도 캐나다의 역사나 사회, 문화를 모르면 마치 물 위에 뜬 기름일 뿐이다. 그래서 이 땅에서 17년간 교육을 받았고 이후 대학에서 캐나다학을 가르쳐 온 필자가 이번에 늘 푸른 장년회의 후원으로 4 25일부터 캐나다학 특별강좌를 개강한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 캐나다도 마찬가지이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