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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먹고 잘노는 한인들의 한판 마당 – 한인축제

김인종 LA통신원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1-09-30 09:54

남가주 한인사회는  바야흐르 축제의 계절이다. 

38회째를 맞는 LA 한인축제가 9월22일부터 24일까지 LA 코리아타운에서 성대하게  펼쳐졌다.  LA와  이웃한 오렌지카운티 한인축제는 10월15일부터 가든그로브 한인타운에서 오픈한다. 

나흘간의 LA 한인축제에는 12만명이  몰렸다.   최근의  한류 붐에 겹쳐 다른 민족도  눈에 띄게 많이 몰려 들었다.  주류 정치인들도 이 잔치에 빠지면  여러모로 손해라서 너도 나도 초대에 응해  타운축제에  참여했다.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LA시장을 비롯해, 시검사장,  LA카운티 수퍼바이저,  LA시의원들이 유독 한인이민사회  코리아타운에만 있는 이  흐드러진 축제에 참여했다.   한국에서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온 행사관련자들도  5백명이 넘는다.   경상북도 도지사,  경상남도 부지사,  안동, 제천, 여수, 군산, 상주 시장들이 역대 최대 통상사절단을 이끌고 왔다. 

농수산물등의  홍보와 마케팅을 ‘장터’(코리아타운의 서울 국제공원에 축제 기간 중에 개설)에서 벌였다.  한나라당 조윤선의원도 가담해 미국인들을 상대로 한류간담회를 영어로 진행했다.  더군다나 영화배우  이준기(국군 교향악단의 일원으로) , 가수 박효신 등  인기연예인들의 K-POP 공연에는 타인종들이 환호가 더 열렬했다.  대한민국 국군교향악단의 연주와 의장대 시범은  LA축제가  LA만의 축제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지방자치단체장들과  정치인들은  퍼레이드의 오픈카를 타고 올림픽가를 누비며 자랑스런 이민 한인들의 갈채를 받는다.  정작 박수를 받을 사람들은  이민자들이지만.       

한인축제는 그 규모와  기간이 과연  잘놀고 잘먹는 한인들의 풍속을 보여준다.  한판 벌리기로 마음먹으면  무엇이든지 총동원되는 한인들의  놀이 끼가 발산된다.  무려 나흘간에 걸쳐  주요도로의  차량통행을  막고 놀아대는 민족축제는 한인들밖에 없다.  중국커뮤니티가  차이나타운에서 한인축제 흉내를 내며 해보지만   먹고 마시는 문화는 한민족을 따라올 수가 없다. 

5월1일의 멕시칸 축제는  LA최대의  멕시칸 행사이지만  이렇게  한인들처럼  조직적으로(?) 놀지는 못한다.   올림픽가 서울국제공원의 장터에서는 막걸리가 팔린다.  미국법상  공개 지역에서 음주는 절대  불가하지만  한인축제 때만은 예외다.  한인들이  LA시에 가서 떼를 써서 특별히 음주허가를 따냈다.   

한국의 시골  5일장 같은  분위기의   장터에서 거나한 막걸리 파티가 벌어지며  빈대떡, 홍합탕이  오간다.   떡복이와  순대, 오뎅국들은  고향에 두고 온 포장마차에서의 향수를 채워준다.  타인종들은 그들의 커뮤니티에서 볼 수 없었던 거나한 분위기에  매혹돼 홀린 듯이 돌아다닌다.  한국에서온 특산품 코너들에는  덕유산 어성초,  태종대  황칠차, 통영 어간장, 장뇌, 영지 등 민속자연 건강식품들로 꽉  차 있다.

한인놀이의  정수는 역시 ‘노래’이다.   한인들의 모든 모임은 노래로 끝난다는 어느 외국대사의 말처럼  노래와  춤판은 한인축제의 절정이다.  비보이 댄스 배틀, 블라도 힙합경연에 는 그야말로 남녀노소가  없다.  이제는 한인 2, 3세들이 이 자리를 이어받아 부모들이 만들어 놓은 마당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등장한 ‘나도 가수다-K팝경연대회’는  이민 할머니부터  10대 이민 3세가 경연을 벌여  세대를 초월한 자칭 가수들의 놀이마당  모습이다.

축제가 꼭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행사장을 찾는 사람들의 주차장 찾기는 전쟁이다.   장터에서의  공간이 부족해 음식을 들고  이리저리 자리를 찾아 헤매는 가족들,  행사장에서의 화장실 이용 불편,  일부 부스에서의  바가지도 있다.  부스 당  1700~2500달러에 이르는 비싼 대여비도 바가지 상혼에 한몫을 한다. 

그러나 이런 모든 것들을 딛고 가을의 한인축제는 38년을 이어오며  한류를 지켜가고 있다.  경상북도에서 행사에 참여한 한 한인은 이국땅에서 이렇게 큰 규모로 잔치를 벌이는  이민한인들의 모습에 놀랐다며 긍지를 느꼈다고 말한다.  10월의 오렌지카운티 한인축제는 또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LA한인축제는 38년전 어설프게 시작됐다.  몇몇  의지의 한인들이 ‘계란으로 바위치기’로 시작했다.  밴쿠버는 이런  축제에 걸맞는 커뮤니티인지  가늠해 볼만하다.

김인종 밴쿠버 조선일보 LA통신원


김인종 밴쿠버조선일보 LA통신원
칼럼니스트:김인종| Email:vine777@gmail.com
  • 라디오 서울, KTAN 보도국장 역임
  • 한국일보 LA미주본사
  • 서울대 농생대 농업교육과 대학원 졸업
  • 서울대 농생대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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