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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지금- 꼬꼬면과 안철수

김인종 LA통신원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1-09-23 09:49

일년만에 서울에 왔다.  꼬꼬면과 안철수신드롬이 한창이다.

라면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농심의 신라면자리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꼬꼬면의 판매증가속도는 한국 라면계의 돌풍이다. 한국야구르트에서 출시된지 한달을 조금 넘겼는데 1100만개가 팔렸단다. 

회사측은 한달에 300만개 팔면 성공이라고 예측했었는데 현재 소비예측은 월 1500만개로 뛰었다. 마켓에서는 꼬꼬면이 순식간에 동이  나면서 1인당 두개씩 제한해 파는 곳도 있었다.

농심의 신라면등 대부분 유명라면들이 소고기 국물로 만들었지만 꼬꼬면은 닭고기 국물이다. 맵지않고 담백하다. 개그맨 이경규씨가 제조과정에 참여했고 TV로 중계되면서 소비자들의 원하는 맛을 따라 만들어갔다. 지난 3월 KBS '남자의 자격' 프로그램의 라면요리 콘테스트였다.

이 콘테스트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한국야구르트 차장이 개그맨 이경규씨가 출품한 꼬꼬면이 심상치 않음을 간파했다. 이경규씨와 꼬꼬면의 상품화를 계약하고 즉시 개발에 나서 8월1일에 판매가 시작된 것이다.  당시 KBS 라면 콘테스트 프로그램에는 농심, 삼양라면 관계자들도 심사위원으로 참석했었다.

소비자가 제조에 참여한 꼬꼬면은 인터넷등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상품이 나오기도 전에 붐이 일었다. 올해말까지 매출목표를 100억원으로 잡았는데 이미 9월말에 달성하고 있다.  꼬꼬면 상표권을 가지고 있는 이경규는 1%의 로열티를 받기로 했는데  한달에 천만개가 팔렸으니  1억원의 수입이 생긴 셈이다.  꼬꼬면 신드롬이 계속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업계에서는  꼬꼬면 신드롬이 3개월을 넘기면 힛트작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한다.  경쟁회사들은 이 신드롬이 인기연예인에 연관된 일시적 현상으로 끝나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꼬꼬면 돌풍은 안철수신드롬과 비슷한 시기에 발생했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안철수 신드롬을 꼬꼬면 돌풍에 비교했다. 이들 기존정치인들은 한나라당 민주당 모두를 거부하는 안철수신드롬이 거품으로 끝나주기를 기대한다.

서울대학교 교수분들하고 저녁을 먹을 일이 있었다.

안철수교수에게 학교일에 전념하라고 권유들을 하신단다. 아까운 학자가 또다시 정치판에 휘둘리는 것을 대학은 원치 않고 있다. 안철수교수가  학자의 위치를 지키며 서울대 발전을 위해 전념해 줄것을 원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안철수교수가 최근에 정치에 뛰어들지 않겠다고 밝혔다지만 학교주변에서는 아직 미지수라고 회의적인 시각들이다. 

최근 서울대 학장회의에서 안철수교수의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그는 신문인터뷰를 삼가고 본연의 학교발전 업무를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표명에 대해 아직도 미심쩍어 하는 교수들이 많다.  서울대출신 유명교수들이 정치판으로 넘어가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는 것이 저녁식탁에서의 교수들의 중론이다. 한 서울대 중진교수는 안철수교수가 정치판을 기웃거리겠다면 즉시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자리를 떠나라는 강경한 시론도 올렸다.

할일이 많은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이 안철수 한사람 때문에 혼란을 겪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꼭 정치를 해야만 국가를 위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학문의 길,  학자의 입장에서 국가를 위할 일들이 많다는 것이 이들 교수들의 입장이다.

그러나 언론들은 각종 여론조사를 내놓으면서 대권후보로서의 안철수의 인기를 강조하고 있다.  현재의 선두주자 박근혜와의 대결구도에서 거의 동률로 겨루는 수치들이다. 이 수치들은  안철수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라는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다.

안철수교수를 멀리서 보는 국민들은 그에 대한 기대와 환상이 합쳐진 시각을 가지고 있다. 백지연, 그리고 강호동에서 박경철, 김제동에이르기까지 유명 인기프로에 출연해  소신을 조용조용 펼치는 안철수의 모습을 보고 그들이 꿈꾸던 지도자의 모습을 찾았다.

어떤 이들은 그가 몇년전보다 더 성숙했으며 뚜렷한 행동지침을 가진 인물로 보았다.  어떤이는 그가 무한한 잠재성과 가능성을 꾹 눌러담고 있다고 평했다.

한편 그를 가까이서 관찰해 온 사람들은 먼거리 일반인들의 시각과는 조금 다르다. 안철수를 오랫동안 곁에서 관찰했던 조선일보의  한 기자는 안철수가 '너무 심하게 예의바르고 너무 과도하게 겸손하다..늘 양보하고 순응한다'며 본인의 말을 인용해 '부모님께 한번도 반항한 적이 없고, 유복한 의사집안에서 자라며 겁이 많아 데모를 못해본 컴플렉스가 있는'  물들기 쉬운 나이브한 면이 있는 인물로 묘사했다. 

유력한 대권후보로도 꼽히는 안철수신드롬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분석이나 평가는 아직도 애매한 것들이 많다.  반한나라당이지만 좌파는 아니다,  공대 적성이지만 의대를 진학했고 결국은 컴퓨터부문에서 성공을 했다, 술담배를 못하고 노래방에 가본적이 없다, 어떤 때 그의 강연모습은 다소 무례해 보인다.

그의 신조는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어서는 안된다는 것...등등 안철수에 대한 현재의 평가나 분석으로는 그가  정치판에서 어떤 모습일 것이냐를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존 지배세대들은  이제 안철수가 그의 정치적 모습을 드러낼 것을 요구한다.  안철수는 이제껏 인기만 보였지 그의 진정한 정치색깔과 신조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안철수에 대해 아는 것은 성공한 학자,  성공한 기업인, 전액 무료프로그램의 지리산고등학교  운영, 건전하고 유익한 공동체를 실현하려는 착하고 성실한 천재, 책벌레, 안철수 딸의 홀로서기… 이런 것들이다. 

정치적 실체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지남철처럼 끌어대는 인기, 이것이 그들이 우려하는 혹은 내심으로는 기대하는 거품의 모습이다. 기성세대들은 거품후의 안철수 모습이 무엇이냐에 촛점을 두고있다.

필자는 한국방문 동안 안철수신드롬에 대한 국민적지지와 함께 몸을 숨기고 있는 많은 적대세력들을 보았다. 그에 대한 정치적인 면에서의 평가는 더 혼란스럽다. 확실한 것은 국민들이 기존 정치세대, 한나라당이건 민주당이건 모두에게 기대를 하지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안철수는 희망이다. 최근 미국정치가에서는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애브라함 링컨이 공화당이냐 민주당이냐를 놓고 한바탕 입씨름이 났다.

물론 그는 공화당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그의 불황타개 정책의 모델로서 링컨대통령의 경제관을 인용하면서 공화당이 불끈한 것이다.  1860년대 공화당, 민주당에 상관없이 링컨은 국민의 희망이었다. 정치적으로 큰 힘이 없었던 링컨은 결국 국민들이 키워냈다.  현재 한국민의 희망처럼 된 안철수를 한국민들은 키워낼 수 있을까.                                                                                            

안철수의 맛을 꼬꼬면인지 신라면인지로 규정하려는 것이 기존정치세대의 의도이다.  어쩌면 안철수는 이들의 입맛을 벗어난, 꼬꼬면도 신라면도 아닌 또다른 맛일수도 있다.

김인종  밴쿠버조선일보 LA통신원



김인종 밴쿠버조선일보 LA통신원
칼럼니스트:김인종| Email:vine777@gmail.com
  • 라디오 서울, KTAN 보도국장 역임
  • 한국일보 LA미주본사
  • 서울대 농생대 농업교육과 대학원 졸업
  • 서울대 농생대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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