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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슨 칼리지 칼럼 5] 스승이 된다는 것

손병설 원장 merinal@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0-09-13 14:43

내가 어릴 때 엄마나 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종종 하셨던 말씀이 생각난다. 공부하라는 말 대신에 “망아지를 물가로 데려 갈 수 있어도 물을 먹게 할 수는 없다”라는 말이다. 어린 나이였지만 그 말이 참 맞는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런 생각도 꼬리를 물었다. ‘망아지를 끌고 가는 마부가 어떤 물로 데려 가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가까운 곳에 좋은 물이 있는 곳으로 끌고 가면 그 망아지는 건강하고 털이 반질반질하여 좋은 말로 클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선생님들과 회의 할 때마다 그들에게 당부한다. 좋은 마부가 되어 달라고. 고급스럽고 깨끗한 영어를 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지도하라고 부탁한다. 


우리 학생들은 성인들이고, 다 각자의 전공을 가지고 있다. 그 분야에서는 누구보다 많은 지식이 있다. 단 영어 사용능력이 좀 떨어질 뿐이다. 그래서 선생님들에게 그들의 전공 수준에 맞는 언어를 가르치라고 한다. 다행히도 우리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열정적이고 친절하다고 한다. 틀린 것을 몇 번이고 반복 해 주신다고 한다. 


가끔은 학생들이 선생님들을 위로하기도 한다. 매일 같은 날, 같은 이야기, 똑같이 틀리는 것을 몇 번씩 듣고 몇 번씩 지적하고 정정해 주고 그런 일들을 몇 년씩 하다 보면 지겹기도 해서 대충 할 수도 있을텐데 다 듣고 한결같이 고쳐주고 새로운 이야기를 듣는 듯 재미있어 해주는 것이 고맙다고 한다. 나는 행복하다. 그런 선생님들과 또 그런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정보의 홍수 속에서 선택하고 결정하고 해결하는 일이 간단하지 않지만 선택해주고 결정해주고 해결해주는 선생님보다, 본인의 경험을 바르게 전달하여 주는 것이 좋은 물가로 망아지를 인도하는 마부와 같은 선생님이 아닐까? 그런 스승들이 좋은 제자를 갖는 경우는 많다. 김연아 선수의 경우가 그렇다. 코치로서의 경험을 다 가르쳐 주고 난 후 선수가 경기 하는 동안 선수의 한 동작 한 동작에 관심을 보이고 집중하여 보는 모습이 좋은 예이다. 


경험도 없고 스승도 없이 공부하겠다는 열정만으로 밴쿠버에 와서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는 학생들을 많이 본다. 열정만으로도 많은 것을 할 수 있지만 좋은 길을 안내하고 독려하고 격려 해 주는 스승이 많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나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우리 학생들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목적을 달성하고 돌아 갈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나도 그런 역할을 하고 싶지만 옛날의 나의 스승님이나 어머님이 말씀 하신 것과 같은 능력과 경험을 갖추고 있는지 모르겠다. 때로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학생들에게 혹 잘못된 정보를 주었는지 또는 부가적으로 창출 될 수 있는 작은 이익에 눈이 어두워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를 돌아 보며 놀랄 때가 있다. 앞으로 무한히 뻗어 나가야 하는 젊은 이들의 앞길에 큰 숲은 보지 못하고 작은 한 나무만을 바라 보는 안목으로 조언을 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하여 좀 더 노력하기로 다짐을 한다.





'랍슨칼리지' 손원장의 교육칼럼
랍슨칼리지 손병설 원장

칼럼니스트: 손병설 원장 | Tel: 604-687-3259

주소: 541 Seymour Street, Vancouver, B.C. Canada V6B 3H6

  • 현 밴쿠버 다운타운 랍슨컬리지 운영
  • 충북대 약대 졸업
  • 경기도 의왕시 약국 운영
  • 1995년 캐나다 이주
  • 1996년 현 랍슨컬리지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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