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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를 바탕으로 둔 연주자 #9-2: Kenny Dorham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9-07-18 00:00

이번 주 역시 지난 주에 이어 재즈 트럼펫연주자 Kenny Dorham를 소개한다. 그는 그는 Dizzy Gillespie, Fats Navarro, Miles Davis, Lee Morgan그리고 Clifford Brown과 함께 재즈를 대표하는 6대 재즈트럼펫연주자였다. 그의 연주는 편안하고 안정적이면서 매우 정교하고 섬세하기로 아주 유명하다. 또 작곡과 편곡에 많은 관심을 가진 연주자 답게 기승전결과 음악을 보는 시야가 매우 넓다. 다른 일반적인 재즈연주자처럼 순간 순간 즉흥적으로 연주를 풀어가는 듯 하지만 그의 연주를 보다 더 전체적으로 감상하고 관찰하면 그의 연주 밑바탕에는 큰 그림이 존재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그의 스타일을 본격적으로 해부하기 전에 먼저 그의 트럼펫소리(Tone)부터 이야기하자. 클래식음악과 달리 재즈연주자의 트럼펫소리는 매우 거칠다. 그리고 특히 Bebop 재즈처럼 템포가 빠른 곡에서 부드럽고 정교한 연주는 물리적으로 매우 어렵다. 우리가 흔히 잘 아는 Dizzy Gillespie나 Miles Davis의 연주만 들어도 잘 알 수 있다. 필자가 듣기에 Kenny Dorham이 다른 재즈트럼펫연주자들과 가장 차별적인 것은 그의 부드럽고 정교한 톤이다. 우리가 흔히 재즈에서 트럼펫소리를 이야기할때 Brassy하다는 표현을 종종하는데 이 표현은 다시 이야기해 거칠다는 말이다. 이런 거친 트럼펫소리를 우리는 Kenny Dorham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그의 정교함은 비단 intonation이라고 하는 ‘음’의 절대값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그가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박자를 연주할때 역시 그 정교함을 느낄 수 있다. 많은 연주자들이 자신이 익숙한 박자는 그저 느낌대로 또 습관대로 쉽게 연주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Kenny Dorham은 쉽고 익숙한 박자 역시 어떤 한치의 오차도 없는 것을 금새 알 수 있다. 또 Articulations과 Dynamics라고 하는 그러니까 우리말로 번역하면 강약의 조화라든지 등 느낌의 다양한 표현방법들 역시 매우 정교한 것을 알 수 있다. 그의 이런 섬세한 연주는 쓸떼없는 멋과 과장된 표현을 억제해주고  반대로 깨끗하고 선명한 연주의 큰 밑거름이다.  Kenny Dorham의정교함은 자연스레 나오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연습과 철저한 자기관리에서 오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 했듯 Kenny Dorham의 가장 큰 강점은 작곡과 편곡의 습관에서 오는 구체적인 음악적 주제를 바탕으로 한 넓은 음악적 시야다 . 필자도 많은 곡을 쓰고 또 다듬지만 작/편곡자의 시각에서 보는 음악과 일반적인 연주자입장에서 보는 음악은 다소 차이가 있다. 먼저 작/편곡자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음악을 만드는 내용과 방법을 습관적으로 먼저 생각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대화를 하는 것과 글을 쓰는 차이라고 생각하면 보다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글을 쓰는 것은 일반적인 대화와 같지 않다. 다루는 내용과 주제가 아주 구체적이여야 하고 또 그것을 어떻게 읽는이(reader)에게 전달할지 여러 방법을 모색하다. 다시 이야기하면 보다 더 논리적인 서술의 기술과 방법이 필요하다. 음악에서 작/편곡이라는 과정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닌 글을 쓰는 것과 비슷하다 따라서 보다 더 구체적인 주제와 논리적인 접근을 요한다. 글을 쓰는 사람이 말하는 것이 일반사람과 틀리듯 작곡과 편곡에 많은 열정이 있었던 Kenny Dorham의 연주는 일반 연주자와 달리 주제가 뚜렸하고 전개방식이 논리적이다.

아무리 글로 표현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음악이다. 음악뿐 아니라 인간의 ‘감’을 바탕으로 표현을 하는 모든 예술적 행위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마도 글로 표현이 가능한 예술이 있다면 그것의 예술적 의미는 없지 않을까. Kenny Dorham의 이야기는 이정도로 하고 마지막으로 그의 음반을 소개한다. 그의 연주를 직접들어보는 것이 필자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훨씬 더 이해가 빠를 것이다.

먼저 1955년 Afro-Cuban음반은 그의 음반중 가장 명반으로 손꼽히기에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는 음반이다. 또 57년의 Jazz Contrast, 58년의 Kenny Dorham Sings and Play: This is the moment와 59년 Quiet Kenny음반 역시 명반으로 손색없다. 마지막으로 63년의 Una Mas음반 역시 꼭 추천하고 싶은 음반이다. 라이브 음반으로는 기타리스트 Kenny Burrell과 함께 한 Round About Midnight at the Café Bohemia가 있다.



이상준 음악칼럼
이상준 글쓴이는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편곡을 전공했고 캐필라노 음대에서 재즈기타 전공 및 Linda Falls 교수의 이론 및 청음 조교로 일했다.
이후, UBC사범대를 거쳐 현재 재즈기타리스트, 작편곡활동 그리고 South Delta Secondayr School과 English Bluff Elementary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Paul Pope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있고 NYU대학원 함께 뉴욕에서 음악활동 중이다.
  칼럼니스트: 이상준 | Web: www.jonleemusique.com
  • John Wilkins (Berklee),Randy Johnston (NYU), Jared Burrow
  • 마이스페이스: www.myspace.com/jonleemusique
  • (SFU & Univ of Oregon) 사사
  • 블로그: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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