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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 제왕 B.B. King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8-12-19 00:00

 

수 많은 블루스 연주자들 중 누구를 먼저 소개할까 지난 한 주 동안 고민을 했다. 너무 많은 훌륭한 연주자들이 있고 그들을 소개하는 순서의 흐름을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왕 블루스 역사에 대해 손을 댄 김에 연대별로 소개할까 아니면 악기 별로 나누어서 소개를 할까 아니면 연주 스타일로 면밀히 분석해서 블루스 내의 또 다른 장르로 나눠서 소개할까 등 많은 선택이 있었다.

맘을 정하면 또 다른 한쪽에서 무언가 아쉽고 다시 생각한다고 새로운 돌파구가 나온 것도 아니고 영 곤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답이 잘 나오지 않는 복잡한 선택의 기로에 서있을 때 필자는 늘 나의 ‘감’을 쫓아가는 편이다.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그것이 가장 쉽고 지금 당장 말하고 싶은 말을 해야 상대와 가장 잘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음악을 통해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하튼 오늘 그 ‘감’의 주인공은 The King of Blues, 그러니까 우리 말로 ‘블루스 제왕’이라고 하는 B. B. King이다.

 

우리가 지난 20세기 민중·대중음악사에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인물이 3명 있다. 첫째로 재즈의 Miles Davis, 락의 Jimmie Hendrix 그리고 B. B. King이다. 모두 흑인이며 각 장르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인물들이다. B. B. King은 아마도 블루스 역사를 통틀어 가장 존경 받는 연주자일 것이다. 그는 매년 200회가 넘는 공연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하는 유일한 연주자이고 밴쿠버 역시 매년 공연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음악을 한다는 그러니까 음악인들을 보면 대충 3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연주자 둘째는 녹음을 전문으로 하는 스튜디오 뮤지션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육과 기타 음악활동을 병행하는 뮤지션으로 나눌 수 있다. B. B. King은 이 중 첫 번째 케이스에 속하고 연주자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의 프로필을 먼저 간단히 살펴보자.
1925년 그는 미국 미시시피주 Indianola시에서 Riley B. King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났고 어려서부터 블루스와 재즈를 들으면서 자연스레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그는 기타 연주뿐 아니라 노래는 물론 DJ활동도 많이 했던 것이 눈에 띈다. 워낙 블루스를 좋아했고 연주도 훌륭해 그에게 Beale Street Blues Boy라는 애칭이 붙는다. 그리고 Blues Boy의 이니셜을 따서 그는 더 이상 Riley King이 아닌 B. B. King이란 이름을 가지고 살아가기 시작한다.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는 그의 음악활동의 전성기 시절이 아닌가 싶다. 수 많은 활동을 했을 뿐 아니라 연주 또한 가장 절정기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손꼽는 그의 음반 Live at the Regal 역시 1964년에 발매 된 것이며 그 외 지금 필자가 글을 쓰면서 듣고 있는 B. B. King in London 앨범 역시 1971년에 발매 된 것이다. 그의 음반을 들어보고 싶으면 최근 것은 물론 50년대부터 70년대 사이의 음반들을 개인적으로 권하고 싶다.
 
더 구체적인 음반 이야기는 뒤로 미루고 그의 연주 스타일을 보자. 그의 연주를 들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는 정통 블루스 연주자이다. 여기서 정통적이란 것은 말을 한다는 것이다. 사실 많은 블루스 연주자들이 있지만 실제 음악으로 말을 하는 연주자는 생각보다 그리 많이 있지 않다.

예전의 칼럼을 통해서 여러 번 언급했듯이 블루스는 매우 언어적이고 소통적인 음악이다. 그리고 B. B. King은 이런 기본적인 요소들에 아주 충실하다. 기교적인 면이 많이 없고 실제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음악의 스케일이 굉장히 큰 것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무척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블루스 기타리스트들과 달리 피아노는 물론 색소폰 그리고 트럼펫 등의 많은 관악기들과 함께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에게 관악기가 많다는 것은 역동성을 의미한다. 이렇게 그의 음악은 굉장히 역동적이고 또 소통적이다.

그의 홈페이지(www.bbking.com)에 가보니 T-Bone Walker, Lonnie Johnson, 그리고 Blind Lemon Jefferson 등의 블루스 연주자들과 Charlie Christian 그리고 Django Reinhardt 등의 재즈연주자들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이들 중 필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Charlie Christian이다. B. B. King과 Charlie Christian의 공통점은 기타를 치는 느낌이다. 그들은 그루브(groove)라 하는 박자에서 나오는 특유의 느낌에 완전히 녹아나 연주를 하는 몇 안 되는 연주자들이다. 최고의 재즈기타리스트라고 평가받는 웨스몽고메리(Wes Montgomery)도 이들만큼 ‘그루브’에 녹아나지는 않는다. 혹시 음악을 학교에서 전공 하거나 아니면 앞으로 전문 연주자가 되려 하는 분들에게 이론적인 것 보다는 B. B. King이 ‘그루브’속에서 어떻게 연주를 하는지 잘 들어보라고 꼭 권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그의 음반을 몇 장 추천하고 글을 마칠까 한다.

위에서 언급한 1964년 Live at the Regal과 1971년의 B. B. King in London 그리고 같은 해 공연실황을 담은 Live in Cook County Jail도 꼭 들어봐야 할 음반이다. 그리고 Why I sing the blues 그리고 89년에 발매된 King of Blues도 좋은 음반이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음반을 모두 구입해서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지만 일단 이 정도하고 글을 마치기 전에 혹시 그의 공연을 접할 기회가 있다면 꼭 접할 것을 권하고 싶다. 이미 고령이기도 하지만, 음악은 특히 재즈와 블루스는 음반보다는 실제 공연에서 보는 것이 음반으로 듣는 것보다 그 감동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지금 시간이 벌써 새벽 1시다. B. B. King의 연주를 듣고 서서히 잠들어야겠다.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이상준 음악칼럼
이상준 글쓴이는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편곡을 전공했고 캐필라노 음대에서 재즈기타 전공 및 Linda Falls 교수의 이론 및 청음 조교로 일했다.
이후, UBC사범대를 거쳐 현재 재즈기타리스트, 작편곡활동 그리고 South Delta Secondayr School과 English Bluff Elementary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Paul Pope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있고 NYU대학원 함께 뉴욕에서 음악활동 중이다.
  칼럼니스트: 이상준 | Web: www.jonleemusique.com
  • John Wilkins (Berklee),Randy Johnston (NYU), Jared Burrow
  • 마이스페이스: www.myspace.com/jonleemusique
  • (SFU & Univ of Oregon) 사사
  • 블로그: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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