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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중심의 캐나다 재즈 (3)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8-10-24 00:00

‘화성중심의 캐나다 재즈’ 3번째 시간이다.


화성중심의 캐나다 재즈의 배경과 세로적 연주 그리고 가로적 연주의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다뤘다. 다른 한 편으로는 수평적 그리고 수직적 접근이라는 표현도 있다. 우리가 한가지 알아야 하는 것은 음악용어에 대한 번역이 무척 다양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음악용어가 영어 또는 한자에서 온 것이라 우리말 표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 수평/수직의 개념은 음악적으로 필자가 말하는 가로/세로와 동일한 것이다. 다만, 언어적인 해석으로 볼 때 수평(Parallel to)과 수직(Perpendicular to)은 영어표기 그대로 상대적인 것이다. 따라서 절대적인 가로와 수평의 개념과 같다고 보기 힘들다. 물론 언어적인 차이일 뿐 불필요한 해석의 주관적인 주장은 이쯤으로 마무리하고 오늘은 화성중심의 세로적 접근의 특징들을 살펴보자.

2주전에 언급한대로 세로적 접근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하면 역시 세련미이다. 어려운 이야기 할 것 없이 어떤 음을 연주할 때 한 음 보다는 서로 틀린 2개 이상의 음이 조화를 이룰 때 더 듣기 좋다. 예로 ‘기쁘다 구주 오셨네’라는 성탄절 노래를 부를 때 단순히 멜로디만 부르는 것 보다 3도 또는 6도 아래 또는 위의 음과 같이 함께 부르는 것이 더 듣기 좋다. 우리 말에 상부상조라는 말이 있듯이 음악 역시 쉽게 생각해서 같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이 아름답다.

더 나아가 우리는 2부합창도 불만족스러워 Drop2/Drop3/Drop2+4/Spread pad/Upper Triad voicing 등 4부는 물론 7부 이상 되는 화성이 수두룩하다. 적절한 비유인지 모르겠으나 백화점에서 물건을 보다 잘 디스플레이 하기 위해 조명, 위치, 그리고 실내음악 등 많은 것에 신경 쓰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화성이라는 것을 이용하면 음악이 세련되게 들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2번째는 섬세함이다. 화성이란 것이 워낙 광범하기에 그 안에서 나올 수 있는 수 많은 느낌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음정(interval)이라는 기본적인 화성 안에 크게 안정적인 음정들(Consonant Intervals)과 불안정적인 음정들(Dissonant Intervals)이 있고 그 안에서도 강도와 느낌이 다양하다. 이렇게 수 많은 화성적 선택이 있는 만큼 음악이 상당히 섬세해 질 수밖에 없다.

많은 캐네디언들에게 크게 존경 받는 Ed Bickert의 연주를 들어보자. 전형적인 세로적인 연주자라고 할 수 있는데 베이시스트 Don Thompson과 함께 한 음반 ‘At the Garden Party’의 8번째 곡 Come Rain or Come Shine을 들으면 아주 재미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첫 멜로디인 A를 연주하는데 수 많은 화성적 변화가 있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처음부터 곡 끝까지 간다. 또, Gil Evans라는 캐네디언 편곡자의 작품을 들으면 화성이 주는 섬세함을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아도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화성적인 접근에는 늘 진보함과 실험정신이 있다. 많은 재즈 연주자들이 곡을 원곡 그대로 연주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Re-Harmonization 그러니까 화성을 ‘재해석’ 해 보다 더 복잡하고 어렵게 가는 것이 요즘 추세인 것 같다. 필자는 너무 많이 원곡을 실험적으로 변형시켜 가끔 내가 무슨 곡을 어떻게 연주를 하고 있나 스스로 의심할 때가 종종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이런 실험적인 접근이 요즘 신세대 재즈연주자들의 경쟁의 한 대상이기도 하다.

최근 필자의 빅밴드는 또 다른 케네디언 재즈 연주자 Kenny Wheeler의 ‘Gentle Piece’라는 곡을 연주하고 있다. 나름대로 화성과 기타 음악이론을 완전히 정복했다고 스스로 평하는 필자도 도저히 해석을 못 할 정도로 난해함과 진보함이 곡에 묻어 있다. 필자가 솔로 연주를 해야 하는데 솔직히 내 귀에 화성이 잘 들리지 않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여간 고민스럽지 않을 수 없다.

듣는 이의 관점에 따라 작은 범위 안에서 서로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대부분 캐나다 재즈는 철저히 화성중심으로 움직이기에 위의 3가지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음악의 세련미, 섬세함, 그리고 실험정신이 강한 진보적인 재즈를 원하면 캐나다 재즈를 접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번 주는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다음주는 반대로 세로적 접근이 불러오는 단점들을 꼼꼼히 다룰 계획이다.

이상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이상준 음악칼럼
이상준 글쓴이는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편곡을 전공했고 캐필라노 음대에서 재즈기타 전공 및 Linda Falls 교수의 이론 및 청음 조교로 일했다.
이후, UBC사범대를 거쳐 현재 재즈기타리스트, 작편곡활동 그리고 South Delta Secondayr School과 English Bluff Elementary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Paul Pope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있고 NYU대학원 함께 뉴욕에서 음악활동 중이다.
  칼럼니스트: 이상준 | Web: www.jonleemusique.com
  • John Wilkins (Berklee),Randy Johnston (NYU), Jared Burrow
  • 마이스페이스: www.myspace.com/jonleemusique
  • (SFU & Univ of Oregon) 사사
  • 블로그: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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