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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우재킷의“Blue Hats”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8-07-18 00:00

이번 주 역시 지난 주에 이어 옐로우재킷(Yellowjackets)의 음반을 한 장 소개할까 한다. 1997년에 발매된 “Blue Hats”란 음반은 지난 주에 소개한 “Run for Your Life”와 함께 옐로우재킷의 대표적인 음반이라 할 수 있다. 앨범에는 밴드의 리더이자 피아노와 키보드를 담당하고 있는 Russell Ferrante, 베이스에 Jimmy Haslip, 드럼에 William Kennedy 그리고 테너 색소폰과 그 외 여러 다른 목관악기를 담당하는 Bob Mintzer가 참여하고 있다.

옐로우재킷에 대한 소개는 지난 주에 이미 했기에 바로 음반이야기로 들어가자. 총 9곡이 수록 되어 있고 첫 트랙으로 남아공화국의 수도인 “Capetown”이란 곡이 눈에 띈다. 필자는 남아공에 직접가본 적이 없어 Capetown이란 곳이 어떤 곳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그러나, 첫 트랙을 들어보면 왠지 서울이나 뉴욕 같은 복잡하고 바쁜 도시보다는 하와이나 피지 섬처럼 왠지 평안하고 낭만이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야자수가 사방에 널려져 있고 길에는 어린아이들이 공놀이를 하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음악에서 묻어 나온다. 물론 나만의 상상이지만 그만큼 느낌이 상당히 좋은 곡이다.

두 번째 트랙으로 넘어가자. “With These Hands”라는 곡인데 듣기 쉬운 곡이다. 좀 더 역설적으로 표현하자면 Kenny G 같은 팝(Pop) 적인 느낌이 강한 곡이다. 아마도 음악 매니아들 대부분들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것 같은 곡이다. 실제로 음악 전문사이트들을 보면 이 곡에 대한 평가가 거의 없다. 다시 이야기하면 논하고 싶지 않은 곡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견해를 달리한다. 물론 어렵고 깊이가 있는 곡이 멋지고 더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나 가끔 이렇게 쉽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곡도 있어야 왠지 좋다. 약간 숨통이 열린다 할까. 마지막으로 나의 귀를 사로잡는 것은 곡의 조표가 C major, 우리말로 다장조로 작곡된 것이 참 이상적이다. 대게 색소폰이나 트럼펫이 들어가 있는 밴드에서 다장조의 곡을 접하기란 무척 어렵다.

음반의 가장 멋진 곡인 4번째 트랙 “Statue of Liberty”를 들어보자. ‘자유의 여신상’이라는 미국의 가장 대표적인 상징물을 제목으로 한 곡이라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곡을 듣기 전 필자가 상상한 것은 무척 자유롭고 미국 특유의 밝고 무언가의 싸움에서 승리한 그런 진취적인 느낌이라 생각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들어보니 자유롭다고 표현하기엔 다소 복잡하고 밝다고 하기엔 오히려 더 어둡다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재즈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Bass Clarinet이 도입부분에서 사용한 것이 참 이색적이었다. 곡의 느낌은 퓨전이라기 보다는 정통재즈에 더 가까운 느낌이고 솔로 연주 또한 다른 곡과 달리 전형적인 정통 스탠더드 형식을 갖추고 있다. 재즈 매니아라면 아마도 음반전체를 통틀어 이 곡을 가장 좋아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Russell Ferrante의 솔로가 무척 훌륭하다고 느껴진다.

음반 속의 모든 곡을 다룰 수는 없지만, 마지막 곡인 “Angelina”만 다루고 글을 마치려 한다. 이 곡 역시 “Statue of Liberty”와 함께 가장 주목 받는 곡이란 생각이 든다. 곡의 분위기는 아주 느리고 발라드라고 하기엔 조금 졸리다. 그러나, 느린 곡을 연주한다는 것은 빠른 곡을 연주하는 것 보다 더 힘들다. 아마도 연주자들은 느린 곡의 어려움을 잘 알 것이다. 느린 템포에서 자기의 음악적 표현을 한다는 것이 어려울 뿐 아니라 다른 연주자들과의 음악적 교통 역시 쉽지 않다. 좌우지간 마지막 곡 “Angelina” 를 들어보면 아주 느리게 천천히 멋진 그림을 4명의 연주자들이 그려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곡이다.

“Blue Hats”를 소개하면서 한가지 느낀 것이 있다. 여름에 어울리는 음악은 대게 빠른 리듬과 신나는 박자 그리고 쉬운 멜로디 등 대충 이런 요소들을 갖추고 있는데 이 음반에는 이런 요소들이 없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여름에 잘 어울리는 음반이다. 구체적인 설명을 할 수는 없으나 참 시원하고 깨끗한 그런 느낌이 있다. 옐로우재킷의 음악은 세련스러움과 함께 늘 상쾌한 느낌을 준다.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이상준 음악칼럼
이상준 글쓴이는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편곡을 전공했고 캐필라노 음대에서 재즈기타 전공 및 Linda Falls 교수의 이론 및 청음 조교로 일했다.
이후, UBC사범대를 거쳐 현재 재즈기타리스트, 작편곡활동 그리고 South Delta Secondayr School과 English Bluff Elementary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Paul Pope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있고 NYU대학원 함께 뉴욕에서 음악활동 중이다.
  칼럼니스트: 이상준 | Web: www.jonleemusique.com
  • John Wilkins (Berklee),Randy Johnston (NYU), Jared Burrow
  • 마이스페이스: www.myspace.com/jonleemusique
  • (SFU & Univ of Oregon) 사사
  • 블로그: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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