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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코필드 밴쿠버 공연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8-05-30 00:00

기타리스트 존 스코필드(John Scofield)가 온다. 오는 6월 24일 밴쿠버 다운타운 소재 센터(The Center)에서 저녁 7시 30분에 스웨덴이 자랑하는 재즈밴드 에스뵈욘 스벤슨 트리오(Esbjorn Svensson Trio)와 함께 멋진 연주를 할 계획이다. 존 스코필드는 재즈 팬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최고의 연주자이다. 팻 메스니, 빌 프리젤, 그리고 마이크 스턴과 함께 4대 재즈기타리스트라고 불리고 늘 새로운 도전을 하는 모험적인 연주가 그의 큰 매력이다. 기타에 관심이 있고 특히 새로운 스타일의 모던재즈를 경험하고 싶은 음악 팬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공연이다.

먼저 그의 프로필을 보자. 1951년 미국 오하이오주 Dayton시에서 태어난 그는 이후 재즈역사가 깊은 커네티컷주로 이주해 중고등학교시절부터 기타연주를 시작한다. 그의 음악적 재능은 물론 커네티컷주는 재즈의 뿌리가 깊은 곳이라 음악을 흡수하는 속도 역시 빨랐다. 고교 졸업 후 한동안 음악활동을 하다가 보다 깊이 있는 음악공부를 위해 1970년 보스턴 소재 버클리음대에 진학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만난 수많은 연주자들과 함께 음악적 교류를 통해 음악적인 발전은 물론 자기 자신만의 음악적 스타일을 만들어 나간다. 이후, 그는 바리톤 색소폰연주자 게리 멀리건, 한때 마일즈 데이비스의 인기를 위협했던 트럼펫 연주자 쳇 베이커와 함께 뉴욕소재 카네기 홀에서의 협연을 통해 이른바 큰 연주자의 길에 들어선다. 이후, 찰스 밍거스 그리고 개리 버튼(Gary Burton) 등 메이저 연주자들과 함께 했고 결국 재즈계의 대부 마일즈 데이비스와 월드투어를 통해 전세계 재즈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그의 프로필은 이 정도로 하고 그의 연주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하자. 먼저 그는 아주 독특한 소리를 가지고 있다. 대개 일반적인 재즈기타소리는 ‘이펙터’(Effectors)라고 하는 효과음을 락음악처럼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사용한다 하더라도 리버브(Reverb)나 딜레이(Delay)를 약간, 또는 디스토션(Distortion)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약하게 사용해 기본적인 톤에 거의 변화를 주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존 스코필드의 톤은 아주 거친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기타몸통에서 나오는 기본적인 알맹이는 살아있지만, 가장 드라이브가 걸린 거친 재즈기타 소리를 가지고 있는 연주자중 한 명이다.

또 한가지 특징은 다른 기타리스트에 비해 표현력이 상당히 풍부하다. 바이브라토(Vibrato)와 벤딩(Bending)이라고 하는 기타만의 특징을 잘 살리고 또, 가장 인간적인 음악이라 하는 블루스를 기반으로 철저히 연주를 하는 것 또한 그만의 개성이다. 마지막으로 표현력이 강한 또 다른 이유는 이른바 멜로디와 느낌을 중시하는 그의 Horizontal적인 연주스타일이다.

음악연주는 크게 세로(Vertical)와 가로(Horizontal)적 연주로 나눌 수 있다(일반 독자들에게는 다소 어려운 음악이야기가 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음악을 보다 더 깊이 있게 즐기려면 반드시 알아야 하기에 용기를 내서 쓴다). 쉽게 이야기하면, 가로적 연주는 멜로디를 뼈대로 음악을 풀어간다고 생각하면 되고 반대로 세로적 연주는 화성을 중심으로 연주를 풀어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두 가지 방법 모두 장단점이 있다. 세로적 연주는 표현력이나 음악을 전개하는 구성적인 면에서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아름다운 화성의 조화로 보다 진보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줄 수 있다(캐나다 음악은 철저히 이런 세로적 연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반대로 가로적 연주는 화성의 화려함과 세련미는 다소 떨어지지만, 역시 표현력이 커지는 것은 물론 사람의 귀를 사로잡는 멜로디를 구성하고 전개시킬 수 있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캐나다 음악에 비하면 미국 음악에서 이런 가로적 연주를 더 많이 들을 수 있다).                     

음악 이론 역시 이런 시각적 방향에 따라 달리 해석하고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도리안(Dorian)이라는 스케일을 설명할 때 가로적으로 설명하면 메이저 스케일의 2도에서 시작해 2도로 끝나는 음계라고 쉽게 설명할 수 있지만, 세로적으로 보면 설명은 몇 배로 길어진다. 좌우지간 존 스코필드는 표현력과 멜로디를 중요시하는 가로적인 연주에 큰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적절한 그의 세로적인 연주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연주를 듣다 보면 필요할 때만 나오는 세로적 연주가 듣는 이를 오싹하게 만든다. 이런 가로적 연주와 세로적 연주의 적절한 변화와 조화가 그의 연주를 더 역동적이고 공간감 있게 만든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음악을 다면적으로 접근해 표현력은 물론 세련미까지 가미된 그의 연주가 좋지 않을 수 없다.

위에서 이미 많은 이야기를 해서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고 글을 마친다. 재즈기타와 특히 모던재즈 중에서도 락적이고 블루스적인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공연이다. 또, 스웨덴 출신 에스뵈욘 스벤슨 트리오라는 또 다른 재즈흐름을 만들고 있는 밴드와 함께 하기에 더 기대가 되는 공연이다.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이상준 음악칼럼
이상준 글쓴이는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편곡을 전공했고 캐필라노 음대에서 재즈기타 전공 및 Linda Falls 교수의 이론 및 청음 조교로 일했다.
이후, UBC사범대를 거쳐 현재 재즈기타리스트, 작편곡활동 그리고 South Delta Secondayr School과 English Bluff Elementary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Paul Pope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있고 NYU대학원 함께 뉴욕에서 음악활동 중이다.
  칼럼니스트: 이상준 | Web: www.jonleemusique.com
  • John Wilkins (Berklee),Randy Johnston (NYU), Jared Burrow
  • 마이스페이스: www.myspace.com/jonleemusique
  • (SFU & Univ of Oregon) 사사
  • 블로그: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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