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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8-05-09 00:00

이번 주부터 올해 밴쿠버 국제재즈페스티벌에 참가하는 여러 연주자들을 보다 더 심도있게 다루고자 한다. 오늘은 23일 화려한 연주를 준비하고 있는 데이브 브루벡(Dave Brubeck)에 대해 이야기하자. 데이브 브루벡이 1940년대 처음 데뷔할 당시까지만 해도 지금처럼 재즈에서 백인연주자를 찾기가 무척 어려웠다. 거꾸로 현재 클래식음악에서 흑인연주자를 찾는 일과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오히려 백인 재즈연주자가 흑인 연주자보다 더 많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지만, 그 중심에는 분명히 데이브 브루벡이 있다. 만약 그가 없었더라면 아마도 백인재즈역사는 현재보다 훨씬 더 짧았을 것이다. 다시 정리하면, 데이브 브루벡은 백인재즈역사에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활동을 하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가 젊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 거의 90년 전인 1920년 캘리포니아주 콩코드시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클래식 음악을 통해 음악에 커다란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만 18세가 되던 1938년에 그는 보다 더 구체적인 음악교육을 받고자 College of Pacific에 진학한다. 그리고 세계 2차 대전 당시 그는 당시 다른 연주자와 마찬가지로 군악대로 많은 위로공연을 통해 경험을 쌓아나간다. 전쟁이 끝난 후 1946년에는 클래식음악 작곡가로 잘려진 다리우스 미요(Darius Milhaud)에게 음악 수업을 받으면서 역량을 더 키워나간다. 그리고, 1949년 첫 데뷔음반을 내고 본격적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본격적으로 그의 음악적 특징을 이야기해보자. 위에서 그의 배경을 통해 잘 알 수 있듯이 재즈연주자인 그는 재즈보다는 클래식음악에 더 큰 영향을 받은 연주자이다. 그의 음악을 들어봐도 재즈는 재즈인데 클래식적인 냄새가 아주 짙다. 당시 많은 흑인 연주자들이 그의 재즈세계를 어떻게 평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통적인 느낌이 있다고 말하기 매우 어렵다. 그러나, 다르게 보면 종전에 재즈에 없었던 많은 실험적인 요소들이 있다. 예를 들면 지금도 사용하기 쉽지 않은 Poly Rhythm 과 Poly Tonality, 우리말로 해석하면 복합적인 리듬과 조표를 처음 재즈에 도입한 인물이 데이브 브루벡이다. 그리고, 이런 실험은 40년대 비밥재즈 이후 재즈의 또 다른 진화를 예고한 것이다. 이런 진화는 음악적으로 감성보다는 이성적인 접근방식이 더 익숙한 백인 연주자들에게 보다 더 많은 길을 열어준다.

그의 음반을 살펴보자. 많은 음반이 있지만, 1959년의 ‘Time Out’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알토 색소폰 연주자 폴 데스몬드(Paul Desmond)와 베이스 유진 라이트(Eugene Wright), 그리고 드럼에 조 모렐로(Joe Morello)와 함께한 이 음반은 데이브 브루벡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첫 곡인 ‘Blue Rondo A La Turk’를 들어보자. 아주 박진감이 넘치는 이 곡은 8분의 9박자라는, 지금도 듣기 쉽지 않은 박자를 사용하고 있다. 이런 홀수박자의 곡은 3번째 곡 ‘Take Five’(4분의 5박자 곡)에서도 계속 되고 음반의 마지막 곡 ‘Pick Up Sticks’는 홀수 박자는 아니지만 역시 쉽지 않은 4분의 6박자로 만들어진 곡이다. 4분의 4박자만이 존재했던 당시의 재즈흐름에 박자의 틀을 완전히 무너트린 것이다. 다시 이야기하면 재즈에서 새로운 느낌을 창작한 것이다. 이런 시도는 오늘날 재즈가 한없이 진화할 수 있는 기틀을 제공한 것이기에 어느 정도 크게 평가 받을 만하다.   

데이브 브루벡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하지만, 직접 그의 음악을 음반으로 접해보는 것이 글을 읽는 것보다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듣고 느낀 것을 활자화하는 것은 제 아무리 글재주가 뛰어난 사람이라고 한들 모든 것을 표현해 낼 수 없다. 그리고,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오는 6월 23일 그의 공연을 꼭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역사적으로 음악적으로 중요한 인물이기도 하고 올해 거의 아흔이라는 그의 나이를 볼 때 앞으로 그의 연주를 실제로 보는 일은 행운이 있지 않고서는 없을 것이다.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이상준 음악칼럼
이상준 글쓴이는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편곡을 전공했고 캐필라노 음대에서 재즈기타 전공 및 Linda Falls 교수의 이론 및 청음 조교로 일했다.
이후, UBC사범대를 거쳐 현재 재즈기타리스트, 작편곡활동 그리고 South Delta Secondayr School과 English Bluff Elementary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Paul Pope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있고 NYU대학원 함께 뉴욕에서 음악활동 중이다.
  칼럼니스트: 이상준 | Web: www.jonleemusique.com
  • John Wilkins (Berklee),Randy Johnston (NYU), Jared Burrow
  • 마이스페이스: www.myspace.com/jonleemusique
  • (SFU & Univ of Oregon) 사사
  • 블로그: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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