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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8-02-01 00:00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는 음악의 4가지 영역 중 하나인 ‘읽기’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먼저 음악 이야기 전에 일반적인 학습적 읽기에 대해서 이야기하자. 우리가 일반적으로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을 분석해 보면 공통적으로 읽기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또, 최근 학사는 물론 석사 또는 박사과정에 남자보다 여자들이 더 많고 실제로 각 학교 졸업식에 가보면 여자졸업생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다름이 아니라 여성들이 언어적으로 남성보다 일반적으로 더 발달되었기 때문이다. 음악 역시 이런 읽기능력이 음악을 학습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아이들이 왜 독보를 해야 하는지 짜증을 내며 질문할 때가 많이 있다. 그만큼 음악에서 읽기에 해당하는 ‘독보’는 재미없고 따분한 것이다. 우리가 어릴 때 피아노를 치다가 금세 그만두는 많은 이유 중 하나 역시 늘 독보만 하는 따분함에 있다. 그러나, 악보라는 것은 듣는 음을 보는 것으로 텍스트화한 것으로, 독보능력이 좋다는 것은 음악을 빨리 학습할 수 있다는 것으로 봐도 큰 무리가 없다. 실제로 음악을 잘 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이 독보력이 좋은 것을 알 수 있다.

적절한 예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 한국사람들은 어디를 가나 똑똑하고 높은 교육을 받았다는 평을 받는다. 유전적인 이유보다는, 필자는 쉽게 배우고 읽을 수 있는 한글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 정보화시대에 우리가 가장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여러 이유 중 하나 역시 모든 것이 텍스트화 돼있는 정보시스템에서 한글이 큰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커뮤니케이션이 쉽게 가능하기에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또 쉽게 학습할 수 있어 어딜 가나 똑똑하다는 말을 종종 듣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음악을 읽는 것은 한글을 배우는 것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평생을 독보에 투자해도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는 것이 음악읽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음악을 속도감있게 학습할 수 있다는 장점 외 여러가지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우리 인간의 뇌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 많은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악보를 읽는다는 것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악보를 통해 우리가 쉽게 연주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재즈 연주자들이 보통 200곡에서 300곡 정도를 연주할 수 있으나 솔직히 그 많은 곡을 모두다 외우고 다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악보를 통해 한두 번 다시 보면서 기억을 되찾을 수 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숫자를 읽을 수 있어 이삼백 개의 많은 전화번호를 꼭 다 외우지 않을 수 있는 것처럼, 독보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음악생활에서 얼마나 큰 혜택인가. 

마지막으로, 역시 쓰기 위해서는 읽기가 필요하다. 많은 작곡가들이 있다. 언어영역에서 글을 쓰는 이에 해당한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이다. 필자 역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더 많은 책을 읽는다. 많은 책을 읽음으로 나의 표현력을 강화시킬 뿐 아니라 더 구체적인 주제감과 논리적 서술력을 길러준다. 음악 역시 읽기능력이 좋은 사람들이 음악을 쉽게 작곡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음악에서 읽기라는 것은 이렇게 중요하다. 물론 읽기만 잘 한다고 음악을 다 잘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렇게 예술이 쉽게 교육된다면 모두가 모짜르트가 될 것이다. 탁월한 언어실력이 있어 좀 더 쉽게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그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라고 보기 매우 어렵다. 다만, 읽기를 통해 수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 하나로만 해도 읽기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반론의 여지가 없다.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이상준 음악칼럼
이상준 글쓴이는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편곡을 전공했고 캐필라노 음대에서 재즈기타 전공 및 Linda Falls 교수의 이론 및 청음 조교로 일했다.
이후, UBC사범대를 거쳐 현재 재즈기타리스트, 작편곡활동 그리고 South Delta Secondayr School과 English Bluff Elementary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Paul Pope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있고 NYU대학원 함께 뉴욕에서 음악활동 중이다.
  칼럼니스트: 이상준 | Web: www.jonleemusique.com
  • John Wilkins (Berklee),Randy Johnston (NYU), Jared Burrow
  • 마이스페이스: www.myspace.com/jonleemusique
  • (SFU & Univ of Oregon) 사사
  • 블로그: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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