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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코필드 & 팻 메스니 ‘I Can See Your House from Here’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7-12-10 00:00

이번 주는 재즈 기타리스트 중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팻 메스니와 존 스코필드가 같이 작업한 음반 ‘I Can See Your House From Here’를 소개한다. 1994년 Blue Note 레이블을 통해 발매된 이 음반은 두 거장뿐 아니라 베이스에 Steve Swallow, 드럼에 Bill Stewart라는 당대 최고의 리듬섹션 연주자가 참여해 더 많은 관심을 끈 음반이기도 했다.

늘 기타리스트들 사이에서는 누가 더 잘하나 하는 이야기들이 오간다. 아이돌 댄스그룹 팬클럽 간의 자존심 싸움과 같이, 재즈 기타리스트 팬들 사이의 기 싸움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대단하다. 이런 팽팽한 긴장감 속에 나온 이 음반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참고로 음반을 들을 때 왼쪽 스피커에서 나오는 기타소리가 존 스코필드, 반대쪽 스피커에서 나오는 연주는 팻 메스니의 연주이다.

존 스코필드와 팻 메스니의 프로필은 여러 번 소개한 바 있지만, 한 가지 필자가 빠트린 것이 있다면 그들은 개성은 서로 다르지만 같은 스승을 모셨다는 사실이다. 둘 다 이른바 보스턴 재즈기타계의 대부라고 불리는 믹 굿릭(Mick Goodrick)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굿익은 현재 버클리음대에 재직 중이며 교내 기타리스트 상위 8명만 가르치고 있고, 교외 레슨은 비싼 수업료는 물론 오디션을 거쳐야 할 정도다.

엄청난 카리스마를 가진 믹 굿익은 그들에게 정신적 지주이다(필자 역시 버클리에서 공부할 시절 믹 굿릭의 강한 카리스마에 여러 번 매료 된 바 있다). 개성이 다른 그들이지만, 같은 스승을 모신 탓에 음악에 접근하는 이른바 코드와 언어는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음반을 들으면서 우리가 눈 여겨봐야 할 것은 “누가 더 잘 하나?”가 아니라, “어떻게 서로 다른 개성이 표출되느냐?”이다.

음반에 수록된 총 11곡 중 5곡이 팻 메스니의 것이고 나머지 6곡이 존 스코필드의 작품이다. 연주뿐 아니라 곡을 들어도 알 수 있는 것은, 팻 메스니는 확실히 서정적이고 존 스코필드는 좀더 락(rock)적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런지 팻 메스니는 좀더 대중적인 인기가 있고 존 스코필드는 많은 음악 매니아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닌가 싶다.

팻 메스니의 곡인 4번째와 9번째 트랙 ‘Message to my friend’,‘Quiet rising’은 음악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들어도 아주 듣기 좋고 여유가 있는 곡이다. 반대로 존 스코필드의 곡인 10번째 트랙‘One way to be’는 아주 락적이면서 매우 리듬감이 있다. 기타솔로 연주 역시 다이나믹하면서 재미있는 연주가 가능하다. 3번째 곡 ‘Everybody’s Party’역시 선이 굵은 리프(Riff)를 바탕으로 상당히 락적이고 공격적인 느낌이 든다.

기타톤 역시 서로 대조적인 것을 알 수 있다. 존 스코필드는 오버드라이브를 걸고 연주를 하는 반면 팻 메스니는 이른바 Modulation 계통의 효과음들이나 Delay를 많이 걸어 좀더 부드러운 느낌을 강조한다. 물론 드라이브를 걸어 칠 때도 있지만, 힘의 강도는 스코필드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역시 서정적인 스타일과 거친 스타일이라는, 서로 다른 연주에서 오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발 더 들어가 연주 내용을 보면, 팻 메스니는 스탠더드적인 접근이 많고 화성적인 부분에 많은 비중을 두는 반면 존 스코필드는 보다 더 Linear하면서 자신의 느낌에 충실하다.

이 음반을 이야기하면 많은 사람들이 둘을 비교하면서 누가 더 잘하나 하는 판정을 내리려고 한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두 사람을 단순 비교해서 누가 더 낫다는 판정을 내리기는 너무 어려운 것 같다.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면서 또 서로 많이 다른 이들의 연주를 즐기는 것이 더 현명한 청취자의 자세가 아닌가 싶다.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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