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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국제 재즈 페스티벌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7-06-29 00:00

요즘 밴쿠버는 재즈음악으로 다운타운이 시끄럽다. 벌써 22번째인 밴쿠버 국제 재즈 페스티벌 (Vancouver International Jazz Festival)은 올해도 많은 밴쿠버 재즈팬들이 공연장을 찾고 있고 행사의 수준 역시 과거보다 많이 발전한 모습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몬트리올이나 뉴욕 그리고 유럽의 행사보다는 아무래도 규모나 운영면에서 다소 아쉽고 여전히 어리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으나, 과거보다는 페스티벌다운 모습을 갖추어가는 것을 보면서 필자는 무척 흐뭇하고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를 해 본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밴쿠버에서 벌어지는 페스티벌을 즐기는 편은 아니었다. 늘 이맘때면 필자는 뉴욕, 몬트리올, 유럽 등지에 나가 행사를 즐기고 그쪽 사람들과 예술적인 교감을 나눠왔다. 늘 모든 밴쿠버 행사는 페스티벌의 흥미진진함, 많은 주민들의 화합과 사회통합이라는 원래의 목적보다는 그저 기계적으로 하고 끝내는 재미없는 행사에 불과했다. 주민들의 참여도 역시 무척 낮고 홍보 역시 소극적이어서 볼 사람은 알아서 와라 하는 식의 운영이 행사의 참 의미를 훼손하는 결정적인 요소이기도 했다. 문화행사에 대한 깊은 의미와 예술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막대한 힘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확정지으면서 우리 사회는 많은 변화를 접하고 있는 듯하다. 그 동안 말로만 살기 좋은 국제도시 밴쿠버였지 모든 면에서 진전한 글로벌시티라고 말하기에는 주민들의 눈높이나 수준이 그리 성숙했다고 보기 힘들었다. 아무튼 올림픽이라는 행사가 큰 동력이 되어 부동산 분야(?)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발전을 하고 있고 문화예술분야 역시 변화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물론, 이면에는 반빈곤단체들의 시위도 있고 환경단체들의 우려가 크지만, 올림픽이라는 것이 그 동안 잠자왔던 밴쿠버에 변화를 가져온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과거와 달리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페스티벌의 꽃이라고 하는 길거리 행사이다. 개스타운을 비롯 그랜빌 아일랜드, 캐나다 플레이스, 예일 타운 등 이전보다 많은 곳에서 거리 공연이 있다. 필자 역시 페스티벌에서는 비싼 돈을 내고 답답한 실내에서 연주를 보는 것보다 길거리에서 편안한 복장으로 땅에 앉아 즐기는 것을 더 선호하고 또 그런 분위기에서 연주하는 것을 더 즐기는 편이다. 이런 느낌은 길거리에 앉아본 관객만이 알 수 있으며 실제로 땅에 앉아야 페스티벌의 제 맛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몇 가지 아쉬운 점은 여전히 다양하지 못한 일정과 음악이다. 지금의 재즈는 과거와 달리 그것이 가지고 있는 영역이 무척 크다. 그러나 늘 행사에는 지난 여러 해 동안 같은 연주자와 비슷한 스타일의 음악만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은 밴쿠버 특유의 공격적이지 못하고 소극적인 분위기와 연관이 있다. 또, 재즈를 비롯 다른 문화예술의 중심지인 동부와 거리가 멀어 다소 물리적인 어려움이 있기도 한 것이 조금은 아쉽다. 이것은 밴쿠버뿐 아니라 서부 전체가 문화예술면으로 커져야 자체적인 힘으로 풀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리 쉬워 보이지는 않다. 아무튼 필자의 직감으로는 앞으로 길거리 행사가 더 많이 있을 것 같고 계속적으로 도시가 발전하면서 행사 역시 지속적으로 성숙해 큰 페스티벌로 자리잡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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