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뮤지컬 영화 ‘시카고’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7-05-25 00:00

이번 주는 지난 2002년에 나온 영화 ‘시카고(Chicago)’를 소개한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상을 무려 6개나 수상하고 골든 글로브상 역시 거의 모든 부문에 있어 상을 받은 명화라 할 수 있다. 총 제작비는 4500만달러였으나 1억5700만달러라는 엄청난 흑자를 기록하여 ‘뮤지컬 영화는 실패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작품이며 일반 영화 팬들뿐 아니라 수 많은 영화 매니아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은 영화이다. 영화감독은 로버트 마샬이 맡았고 남자 주연은 리차드 기어, 여자 주연은 르네 젤위거가 각각 맡았다.

뮤지컬 ‘시카고’의 내용은 한 여자 가수가 살인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여자 주인공 록시 하트(르네 젤위거)는 기혼자임에도 불구하고 프레드라는 남자친구가 있었다. 록시는 이 남자친구가 자기를 아주 유명한 스타로 만들어 줄 거라 믿고 그에게 모든 것을 건다. 그러나, 프레드는 이런 록시를 철저히 이용하고 또 그저 즐기는 그런 상대로 생각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록시는 그런 프레드의 본심을 알아차리고 결국 이성을 잃고 그를 살해한다. 결국 록시는 교도소에 수감되어 가수에서 수감자로 신분이 바뀌면서 영화는 더더욱 긴장감이 고조된다. 동시에 당시 최고의 스타인 벨마 켈리가 자기 남편과 동생이 서로 애정행각을 하는 것을 목격한 후 남편과 동생을 살해, 수감된다. 그리고, 변호사 역을 맡은 리차드 기어가 본격적으로 영화에 등장하면서 영화는 음악과 함께 박진감을 더해 나간다.

뮤지컬 영화인 만큼 역시 음악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Danny Elfman, Fred Fisher 그리고 John Kander가 음악을 맡았는데 음악이 시종일관 박진감이 넘친다. 뮤지컬 음악은 일반적으로 일반적인 음악보다 훨씬 더 연주하기가 까다롭고 복잡하다. 조표는 물론 순간순간 변조가 되어 특히 바이올린 같은 민감한 현악기와 음의 조율이 까다로운 금관악기에 시간이 많이 필요로 하는 큰 작업이기도 하다. 또, 배우들의 노래실력 역시 뛰어나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들의 노래실력은 뮤지컬 전문배우들이 아님에도 아주 수준급이다. 물론 라이브가 아닌 녹음이지만, 전체적으로 무척 안정적인 것을 알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뮤지컬 영화는 흥행에 성공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뮤지컬이 가지고 있는 음악의 현장감과 배우들의 역동적인 연기가 스크린을 통해 관객에 전달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한 예로 96년에 개봉된 뮤지컬 영화 ‘에비타(Evita)’가 가장 큰 예이다. 마돈나와 안토니오 반데라스라는 2명의 대스타를 캐스팅했음에도 불구하고 뮤지컬을 스크린에 담는 것에 실패한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시카고’는 스토리가 쉽고 다가가기 쉬운 면이 있었고 또 ‘에비타’와는 달리 음악 역시 빠르고 박진감이 넘쳐 관객을 지루하지 않게 만든 상대적인 이점이 흥행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시카고’의 흥행은 전세계에 뮤지컬의 대중화를 가져왔고 실제로 큰 예술작품인 뮤지컬을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런 지형변화를 가지고 온 영화이다.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이상준 음악칼럼

이상준 글쓴이는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편곡을 전공했고 캐필라노 음대에서 재즈기타 전공 및 Linda Falls 교수의 이론 및 청음 조교로 일했다.
이후, UBC사범대를 거쳐 현재 재즈기타리스트, 작편곡활동 그리고 South Delta Secondayr School과 English Bluff Elementary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Paul Pope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있고 NYU대학원 함께 뉴욕에서 음악활동 중이다.

칼럼니스트: 이상준 | Web: www.jonleemusiqu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