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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자렛의 공연 실황 음반 'Still Live'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6-12-11 00:00

이번 주 역시 키스 자렛(Keith Jarrett)의 또 다른 음반 'Still Live'를 소개한다. 1986년 독일 뮌헨 필하모닉 홀에서 있었던 공연실황을 담은 음반으로 지난 주 소개한 '쾰른 콘서트' 음반과 함께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큰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쾰른에서의 솔로연주와는 달리 뮌헨에서는 재즈 베이시스트 게리 피콕(Gary Peacock)과 드러머 잭  디죠넷(Jack DeJohnette)과 함께 3중주 형식으로 연주를 한 것이 눈에 띈다.

디스크 2장 속에는 'Autumn Leaves', 'My Funny Valentine', 그리고 'Billie's Bounce' 등 주로 재즈 스탠더드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필자가 이 음반을 처음 접했을 때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첫 곡이 워낙 유명한 'My Funny Valentine'이라서 큰 기대를 가지고 헤드폰을 귀에 걸었으나, 처음 3분 동안 '혹시 디스크가 뒤바뀐 불량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곡 첫 부분 키스 자렛의 솔로 연주는 원래 곡과는 전혀 분위기가 다른 연주였고, 모든 화성과 리듬을 자신의 독특한 스타일로 재구성해 원래 곡과 전혀 연관성을 못 느낄 정도로 무척 독특하고 새로운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머리 속에 맴돈다. 게리 피콕과 잭 디죠넷의 연주가 들어오면서 곡의 본론으로 들어가고 곡의 기본적인 틀에서 많은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나가 곡을 듣는 재미가 무척 있다.

두 번째 곡 'Autumn Leaves'에서는 전현적인 재즈 스탠더드 연주를 들을 수 있다. 부드러운 듯하면서 파워풀한 코드와 솔로 연주 그리고 전반적인 페이스 조절 등 훌륭한 연주를 선보인다. 또 다른 연주자들과의 유기적인 교감과 음악적인 대화는 역시 재즈를 듣는 맛을 돋군다. 더 나아가 순간순간 나오는 게리 피콕의 베이스 페달(pedal) 연주는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순간 거침없이 쏟아져 나오는 키스 자렛의 연주와 무섭게 몰아치는 잭 디죠넷의 연주는 섬뜩할 정도이다. 

알토 색소포니스트 폴 데스몬드의 곡이자 두 번째 디스크의 첫 곡인 'Late Lament'는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곡이라 듣기에 무척 편안한 곡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아주 잘 알려진 발라드곡 'Someday My Prince Will Come'에서는 아주 나른하면서도 훌륭한 연주를 선보인다.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어가자 찰리 파커의 블루스곡 'Billie's Bounce'와 'I remember Clifford' 로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린다. 두 번째 디스크의 전반적인 느낌은 앨범 첫 장보다 여유롭고 느슨한 느낌이 지배적인 것을 알 수 있다.

20년 전 독일 뮌헨에서 있었던 공연 실황을 담은 이 음반은 아주 세련된 재즈 트리오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훌륭한 음반이다. 빌 에반스 이후 허비 행콕과 함께 재즈 피아노계를 이끌어가는 키스 자렛, 당대 최고의 베이시스트 게리 피콕 그리고 드러머 잭 디죠넷은 여러 재즈 스탠더드 곡을 통해 연주가 무엇인지 뮌헨 공연을 통해 잘 보여줬다.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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