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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음보살-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6-02-27 00:00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Avalokite?vara)의 산스크리트 본 이름은 읽기에 따라 '[세상을] 내려다보는 자유 자재하신 주님'이라는 뜻일 수도 있고, ‘가냘픈 소리 [내는 이]를 내려다보다’의 뜻으로 풀 수도 있다. 첫째 경우 한문으로 '관자재'(觀自在)라 번역하고, 둘째 경우 '관세음'(觀世音)이라 번역한다. 이외에도 관세자재(觀世自在), 관세음자재 등 여러 가지로 번역되고, 보통 줄여서 관음(觀音)이라고도 한다. 세상의 아픔을 나의 아픔이라 보고 도와주려고 애쓴다는 의미에서 관음보살은 무엇보다 '대자대비'의 보살인 셈이다.

전통적으로 관세음보살을 나타내는 모양으로 '육관음'이라 하여 여섯 가지가 꼽히지만,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이른바 '11면관음'(十一面觀音)과 '천수관음'(千手觀音)이라는 것이다. ‘11면관음'은 고통당하는 인간들을 구해서 극락정토로 가는 도중 뒤를 돌아보니 아직도 고통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남아 있어 슬픔으로 머리가 갈라지고, 이렇게 하기를 열 번. 마침내 아미타 부처님이 새 머리를 주어 열 한 개의 머리와 얼굴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른 설명으로는 머리가 한꺼번에 열 개로 갈라지고 각각이 완전한 머리가 되었다고 하기도 한다. 동서남북 사방과 그 중간, 그리고 위와 아래 열 개의 방향(十方, 시방)을 다 보기 위해 열 개의 얼굴이 있고, 거기다 본래의 얼굴을 더해 열한 개의 얼굴이 있게 된 것이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천수관음'이란 어려운 사람들을 직접 돕기 위해 손도 네 개, 열 두 개,  스물 네 개, 심지어 천 개가 있다고 본 것이다. 각각의 손에 눈이 있기도 하다. 

‘육관음’ 외에도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모양으로 나타나기도 하여 '서른 세 가지의 몸'(33身)을 가지고 있다고도 한다. 손에 법륜, 연꽃, 보주, 염주, 화살, 꽃병, 버들가지 등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모두 사람들을 도울 때 필요한 도구들이라는 것이다. 특히 왼 손에 든 연꽃은 사람들에게 본래부터 있는 불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활짝 핀 것은 성불한 상태, 봉오리는 성불할 상태를 가리킨다. 관세음보살이 이처럼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하여 이를 '보문시현'(普門示現)이라 한다.

‘화엄경’의 “입법계품”에 의하면 관세음보살이 거하는 곳이 남 인도 '포타라카'(Potalaka) 섬이라고 하는데, 중국에서는 이 섬이 중국 남쪽 절강성(浙江省) 앞바다에 있는 주산도(舟山島), 한국에서는 강원도 낙산(洛山) 등이라 전해내려 오고 있다.

누구나 그의 이름을 부르면서 소원을 말하면 그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기 때문에 그를 받드는 불자들은 '나무아미타불'이라 외운 다음 '관세음보살'을 연이어,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이라 부르던가 아예 '나무 관세음보살'만 외우게 된 것이다. 

동아시아에서는 8세기경부터 관세음보살이 남성 보살 뿐 아니라 여성의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어느 때는 남자 모습으로, 어느 때는 여자 모습으로, 또 한 몸에 수염 같은 남자의 특성과 아름다운 손이나 몸매 같은 여자의 특성을 동시에 지니는 모습이 등장한 것이다. 당나라 시대 장안(長安)에 유행했던 그리스도교 네스토리안 파인 경교(景敎)에서 행하던 마리아 숭배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가 짐작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런 여러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사실 자체도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돕는데, 그때그때 알맞은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뜻의 상징적 표현의 하나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비교종교학적으로 볼 때 세계 여러 종교에서 신적인 존재의 완벽성, 균형성을 상징하기 위하여 그 신적인 존재를 '남녀 양성구유'(兩性具有, androgynous)로 표현하는 경우가 상당히 보편적인 현상인데 이 경우도 이런 현상에 해당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볼 수 있다. 신적인 존재가 어느 양성 중 한 쪽으로만 국한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튼 관세음보살은 여성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에, 그리고 서양에서는 이런 모습이 더 잘 알려져 있어서, 서양에서는 일반적으로 '자비의 여신'(Goddess of Mercy) 혹은 불교의 '마돈나'(Madonna)라 알려져 있다. 일본의 전자제품으로 'Canon'은 관음의 일본 발음 '칸논'을 영어화한 것이라고 한다.



오교수의 속담풀이
오교수의 속담풀이.
  칼럼니스트:오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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