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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자연을 닮아간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4-12 00:00

홈 디자인 세계흐름은 자연주의

리모델링 디자인 업계에 자연주의 바람이 거세다. 주택이나 건물을 리모델링할 때 자연을 닮은 디자인을 대거 뽑아내는 게 세계적인 추세다. 주택 디자인 분야에서 전 세계 흐름을 주도하는 전시회인 프랑스 파리의 메종오브제(maison&objet)도 올해 자연주의로 채워졌다. 90년대 초 태동, 이제는 기법 및 디자인이 더욱 고도화된 독일 ‘생태주택’의 핵심소재는 당연히 자연이다. 무엇이 사람들을 자연주의에 몰입하게 만드는가. 답은 이 세상에 자연만한 명품이 없기 때문이다.

집도 자연의 일부

인간의 눈(視), 코(嗅), 귀(聽), 혀(味), 피부(觸)는 자연에 적응해가며 발달해왔다. 이른바 오감(五感)은 수 억 년, 아니 수십 억 년 동안 자연을 보고, 냄새 맡고, 듣고, 맛보고, 접촉하기에 적합하도록 최적화됐다고 봐야 한다. 그에 반해 불과 수 십 년, 수 백 년 전에 등장한 콘크리트나 화학물질은 오감의 신경을 건드리고 불편하기 짝에 없게 만들고 있다. 오감의 새로운 적응을 요구하는 데서 인간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다.

오감 불만족에 따른 스트레스는 집 안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주택의 기능은 누가 뭐래도 편안한 휴식인데 자연에 익숙해 온 오감이 부자연스런 실내 환경에 있으면 휴식보다 피로를 얻게 된다. 간판이 다닥다닥 붙은 건물을 보면 눈은 필요한 정보만 얻는 게 아니라 보이는 모든 정보를 두뇌에 전달한다. 가득 쌓인 스팸메일이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피곤함을 털어보자고 자연주의 디자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집 안의 색깔, 냄새, 소리, 음식, 온도가 자연에 가까울수록 편안한 휴식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폭이 점점 넓어지면서다. 집 안에서 오감이 자꾸 자극받는다면 리모델링을 통해 자연을 닮은 명품으로 바꿀 수 있다.

자연주의 리모델링은 어떻게?

자연을 제대로 관찰하고, 자연에 부응하려는 것이 자연주의 리모델링의 출발이다. 마치 인간이 보편적으로 가지는 심미안에 가장 가깝다는 ‘황금비율’이 인간의 창조물이라기보다 오랜 동안 익숙해진 자연에서 따온 것과 같은 이치다. 자연주의 리모델링 방법론을 10가지로 요약해본다.

① 색상은 아이보리, 베이지, 흰색, 연한 핑크 등 자연색에서 찾는다.
② 마감재는 인공적인 느낌이 나는 시트지보다는 원목처럼 자연적인 재료를 사용한다.
③ 가족의 성격을 떠올릴 수 있는 색상을 찾아야 하고 건축소재는 돌, 나무 등을 활용해야 한다.
④ 가구를 선택할 때는 통일감을 가져야 한다. 모던 분위기를 전체적인 디자인 컨셉트로 잡았다면 모던 가구를, 앤틱이 주제라면 앤틱 가구로 통일해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⑤ 조명은 가급적 간접조명을 써야 자연스런 분위기가 살아난다. 가구, 액자, 조각품 등에 직접 조명을 쏘는 것을 제외하고는 간접조명이 바람직하다.
⑥ 베란다, 현관, 주방 등에 미니정원을 꾸민다. 집 안에 식물이 있으면 자연스러움을 느끼게 마련이다.
⑦ 스틸, 유리 같은 유행에 민감한 소재를 사용하면 유행이 지났을 때 거부감을 갖게 된다. 자연은 유행을 따라가지 않는다.
⑧ 패브릭으로 잔잔한 체크무늬나 꽃무늬 프린트의 면(綿)소재를 활용하면 자연스런 느낌을 살릴 수 있다.
⑨ 오브제로 활용하는 액자나 그림의 프레임 색상을 가구 색상과 맞추면 시선이 분산되지 않아 집 안이 편안해 보인다.
⑩ 과감하고 파격적인 디자인보다 고전에서 사용했던 선(線)을 따르면 안정돼 보인다.

자연주의 방법론을 소개했지만 아는 것과 실제로 감각을 표출하는 것은 한참 다르다. 전문가의 도움이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글·사진=사비나 레노베르(www.renovert.co.kr) 대표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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