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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소리의 힘’으로 한국 문화를 캐나다에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7-27 00:00

한인 1.5세 대학생들로 구성된 국악 타악그룹 천둥' 매주 연습 통해 캐나다에‘한국의 소리’ 전파

밤 9시, 적막함마저 느껴지는 SFU 캠퍼스에서 한 줄기 불빛이 새어 나온다. 국악 타악 그룹 ‘천둥’멤버 14명을 비롯해 유소년 타악팀, 어머니 타악팀 등 약 5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연습하고 있다. 가벼운 농담을 주고 받으며 웃음을 잃지 않는 그들을 보며 ‘내일 모레 공연을 앞둔 팀 맞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유가 느껴진다. 하지만 곧 자리배치와 공연 순서에 대한 논의를 마친 후, 첫 북을 치기 위해 북채를 든 그들의 모습에는 긴장과 진지함이 가득하다. 고요함 가운데 “쾅~!” 하고 천둥처럼 울려 퍼지는 북소리가 연습의 시작을 알린다.

몸이 절로 들썩거려지는 흥겨운 장단 중간 중간에 쏟아져나오는“어이~”,“헛” 같은 추임새가 흥을 돋운다. 이어 들리는 귀 익은 장단 “대~한 민 국!”. 월드컵 때 목이 터져라 외쳤던 그 구호가 신명나는 장단이 되어 돌아온다. 삽시간에 연습 장소는 땀과 뜨거운 젊음의 열기로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민 와서 한국에 있을 때는 알지 못했던 우리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되죠”라고 말하는 이효정씨는 어머니 타악팀의 멤버. 그는 “이 모임을 통해 자랑스러운 우리 전통음악을 아이들과 함께 연주할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어머니팀 멤버들의 자녀들은 유소년 타악팀에 소속되어 있다.

그룹 ‘천둥’의 단장 김성일씨(사진)는 “‘천둥’은 한국의 전통 타악에 창작음악을 가미한 다이나믹한 국악 타악팀”이라며, “한국의 전통 음악과 문화를 한인뿐 아니라 캐네디언 및 모든 다민족 사회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조직된 공연 단체”라고 말했다.

천둥의 시초는 2004년 11월, 가톨릭 청소년 페스티벌의 한 부분으로 공연하기 위해 만든 국악 난타팀에서 시작됐다. 연습 장소도 없고 악기도 부족했던 초기에는 성당에서 북 대신 쓰레기 통이나 의자를 뒤집어 놓고 나무 도마를 치며 연습했다고 한다. 2년 여간 많은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후 팀의 종교적 색채를 지워야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지난 1월 연습 장소를 성당에서 SFU로 옮겼다.

리더 박제응(UBC 의대 1년)군을 비롯한 단원들은 한인 1.5세 대학생들로, 이 활동을 통해 우리 뿌리에 대한 자긍심,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멤버들이 모두 학업에 바쁜 대학생이기 때문에 연습은 주로 밤 시간에 한다. 학기 중에는 일주일에 한 번, 여름방학에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모이고 보통 한번에 3-4시간씩 연습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공연을 묻는 질문에 단원 한송이(UBC 마케팅 3년)양은 “얼마 전에 있었던 ‘한인 문화의 날’에 하루 종일 비가 왔었는데 특히 천둥이 공연할 때 비가 더 많이 쏟아졌어요. 사실 악기들은 비를 맞으면 가죽이 손상되는데 그래도 비 맞으면서 끝까지 열연했던 것이 뿌듯했어요”라고 말했다.
 
또한 박제응군은 위슬러에서 가졌던 길거리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박군은 “천둥의 공연들이 대부분 한인을 대상으로 열렸던데 비해 위슬러 길거리 공연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전부였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호응도가 굉장히 높았어요. 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공연했는데, 악기에 대해 질문과 답을 주고 받으며 한국문화를 알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7월 21일 랭리에서 공연을 가진 천둥은 7월 28일에는 차이나 타운에서 열리는 세계 드럼 페스티벌에 한국대표로 참여한다. 또한 내년에 공연할 더 나은 작품을 위해 극장 공연과 야외 공연을 준비하고 있으며, 여름에는 ‘캠프 천둥’을 기획 중이다. ‘캠프 천둥’에서는 2세 어린이들 또는 캐네디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북과 장고, 한국무용, 우리 문화, 한글 등을 가르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 2기 단원을 모집하고 있는 천둥은 한국 음악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열정적이고 성실하게 활동할 수 있는 단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7, 8월에 신청을 받고 8월 말에 오리엔테이션을 할 예정이다. 신입단원은 연습과 공연을 통해 1년 후에 정단원이 된다.

문의 천둥 홈페이지(http://koreanbeat.org)  이메일 cheondoong@gmail.com

송현정 인턴기자 UBC 2학년 eileensong86@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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