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음악으로 사람과 사람, 세상과 세상 연결한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3-21 00:00

우리모임 / 밴쿠버 음악연주모임 ‘아삽(asaph)밴드‘

밴드는 악기의 편성에 따라 금관악기만의 브라스밴드, 관악기만의 윈드밴드, 여러 가지로 편성된 재즈밴드 등으로 불린다. 그러나 요즘은 악기로 연주하는 모든 그룹을 통칭 ‘밴드’라고 말한다. 밴쿠버에도 여러 분야의 음악 관련 밴드가 있다.   

‘아삽’ 밴드는 1993년에 결성된 밴쿠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교민 밴드로 아마추어 연주가들의 그룹이다. 현재 지휘는 이일성씨가, 단장은 손기태씨가 맡고 있는 아삽밴드는 플루트, 트럼본, 베이스 세 종류의 악기로 구성된 11명의 단원들이, 매주 화요일 버나비 킹스웨이에 위치한 한인연합교회의 친교실을 빌려 연습을 하고 있다.

단원들 가운데 지휘자 이일성씨를 제외한 대부분은 음악적인 기초지식이 없던 사람들로 이씨도 음악관련 전공과는 무관한 사람. 그러나 음악을 좋아하는 열정을 꾸준히 키워 노력한 결과 지금은 전문 음악인의 반열에 올라선 케이스다.

◇ 아삽밴드를 실제 이끌고 있는 지휘자 이일성씨와 손기태 단장. 음악은 지위, 연령, 성별 모든 조건을 평등하게 통일 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정기연주회를 열고, 위문공연을 다닌다고 해서 굉장한 실력자들의 모임이라는 오해는 하지 마세요. 밴드에 입문하면서 처음 악기를 사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휘자 이일성씨의 말대로 ‘아삽’ 밴드는 프로페셔널들의 전문 음악인들의 모임이 아니다. 대부분 음악을 좋아하는 ‘생 초보’들이 악기를 배우고 싶어서 무작정 가입한 멤버들에 가깝다. 그럼에도 매년 정기연주회와 교민행사에 초대 받고, 양로원 위문을 다니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올해만해도 세 차례의 양로원 위문 공연과 정기공연, 여름 가족음악캠프를 앞두고 있다.

이런 성공적인 결과를 두고 단원들은 “1년 중 휴가기간 2주를 제외한 매주 연습을 단 한차례도 빼 놓지 않는 지휘자 덕분”이라 하고, 지휘자는 “빠지지 않고 참석해 연습에 열의를 가진 단원들의 힘”이라고 말한다. 결국 음악적 열정으로 똘똘 뭉친 모두의 이런 분위기의 힘일 것.

“음악 전문인들의 연주 모임이 아닌 만큼, 지휘자인 저의 역할은 악기 화음의 조화를 이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초보 입문 단원들이 먼저 음악과 악기 연주에 흥미를 갖도록 유도하는 것이 우선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악기를 다루는 일이 어렵다고 지레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가 지도하는 생 초보자들을 위한 월요 플루트 레슨 신규 반이 포트무디에서 마련될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아삽에 합류하고 싶어하는 초보자들이 중도에 단원들과 합류해야하는 부담감을 조금은 벗어 날 수 있을 듯.

아삽밴드의 최고령 단원은 “나이로 예우 받아 단장이 되었다”는 손기태씨로, 올해 예순 일곱을 맞이했다.

“처음에 밴드라고 해서 가입하려고 왔더니, 소리가 소리가 아니고 어이가 없더라구요. 정말 초보자라고 하기도 민망한 생 초보들만 모여서 도저히 할 수가 없었어요.”

아삽밴드 초창기 시절의 멤버이기도 한 그는 처음 이 모임이 생긴 직후 가입을 위해 찾아왔다가 되돌아 간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이후 가스펠송 작곡가인 김영기 목사와 현재 지휘자 이일성씨 등 전문가들의 열정적인 가르침으로 실력이 일취월장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모두가 “연습만으로 음악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할 수 없을 만큼, 음악에 대한 열정이 뜨거웠다”고 회상한다.

마지막으로 지휘자 이일성씨는 “우리는 아직 음악적인 능력이 부족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은 어느 누구보다 부족하지 않다”면서 외로운 이민생활에서 음악이라는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동질감을 느끼면서 만들어가는 또 하나의 문화는 지친 마음을 쉬게 하고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는 든든한 안전기능이라고 말한다.

“밴드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실력보다 구성원들이 곡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악기를 연주 할 수 있는 분들부터 초보자들까지 누구나 환영합니다.”

■ 아삽밴드
문의  ☎ (604) 773-9302(지휘자)
             (604) 430-4415(단장)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