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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속 실종 재미교포, 결국 숨진채 발견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12-06 00:00

지난달 25일 미국 오리건주의 록키 산맥에서 실종됐던 재미동포 제임스 김(35)씨가 11일만에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CNN 등 미국언론들은 6일 (현지시간) “김씨가 ‘빅 윈디 크릭’이라고 불리는 로그 강가의 계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김씨의 부인 캐티(30)와 피널롭(4), 7개월된 사빈 등 3명은 지난 4일 김씨가 숨진 장소에서 약 1.6km 떨어진 곳에서 극적으로 구조됐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는 제임스 김(35)씨 가족은 지난달 25일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있는 친구 집을 방문한 뒤 이 지역 해안도로를 따라 여행에 나섰다가 실종됐다. 이들은 이날 저녁 오리건주 로즈버그의 한 식당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됐고, 210㎞쯤 떨어진 시애틀의 숙박시설 투투툰 민박으로 출발했다.

숙박시설에는 이날 저녁 “좀 늦을 것 같다”는 아버지 김씨 전화가 걸려왔고, 이 전화를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겼다. 오리건주 경찰은 열감지 장치를 갖춘 헬기와 수색견을 동원해 집중수색하던 중 폭설로 길이 막힌 도로에 고립된 차 안에서 김씨의 아내 캐티(30)와 두 딸 페넬로페(4), 새빈(7개월) 등 3명을 발견, 구조했다. 세 사람은 병원으로 후송된 뒤 응급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이다.

하지만 김씨는 2일 아침 7시45분쯤 “도움을 청하러 갔다가 아무것도 못 찾으면 오후 1시까지는 돌아오겠다”며 혼자 눈길을 헤치고 나갔지만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

이들 가족은 눈을 헤치고 산딸기 등 나무 열매를 따먹으면서 버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처음에는 자동차 시동을 걸어 추위를 견뎠지만, 연료가 바닥나자 옷가지 등을 태워가며 추위와 싸웠다.

김씨는 숨지기 전 자신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 소지품을 주변에 뿌려 놓기도 했다. 김씨는 영하 6~7도의 강추위와 20~30cm가량 쌓인 눈 때문에 동사한 것으로 구조당국은 보고 있다.

미 오리건주 조세핀카운티의 브라이언 앤더슨 셰리프국장대리는“김씨가 얼마나 많이 걸었는지 언제 죽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그러나 김씨가 가족들을 위해 매우 먼 길을 걸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온라인 웹진 ‘CNET’의 수석편집장으로 복귀예정일인 27일까지 돌아오지 않자 직원들이 28일 실종 신고를 했다.

CNN과 폭스 방송 등은 김씨의 사망사실을 긴급뉴스를 통해 보도하며 “매우 슬픈 뉴스”라고 애도했다. 또한 김씨의 친구가 개설한 웹사이트에는 전세계 네티즌 수천명이 방문해 극한 상황에서 가족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던 김씨의 안부를 걱정하는 글이 쏟아졌지만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애도의 글들이 답지하고 있다.

김씨 가족이 고립된 이 도로는 여름에는 래프팅족이 많이 이용하지만 겨울에는 폭설(暴雪)로 인해 자주 통행 불능 상태에 빠진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경찰은 지난 수일 동안 이들이 마지막으로 목격됐던 음식점을 중심으로 인근 도로를 샅샅이 수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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