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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동네 축구'처럼 보이니?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11-22 00:00

우리모임 / 밴쿠버 축구사랑 동호회 ‘Vanccer’

대한민국 남성들이 한 순간에 하나가 될 수 있는 이야기 꺼리가 몇 가지 있다. 군대이야기, 축구이야기다. 게다가 졸병 시절 고참을 제치고 실수(?)로 골을 넣었다가 '개 발로 차냐' '소 발로 차냐' 구박 당한 군대서 축구 한 이야기를 시작하면, 열이면 아홉은 밤을 새워도 모자라는 소재가 된다. 대한민국 남자치고 축구 좋아하지 않는 남자는 '한 명도 없다'고 봐도 좋지 않을까.

이런 대한민국 남자들이 밴쿠버에서 뭉쳐 만든 축구사랑 모임이 '밴커(Vanccer)’다.  밴커는 밴쿠버 축구(Vancouver Soccer)의 약자다. 

순수 아마추어 팀이면서도 ‘V리그’를 만들어 다른 팀과 격주 경기를 하고, 매주 연습을 하며 적극적인 활동으로 이 밴쿠버 겨울의 우울함을 짜릿함으로 날려보내고 있다.

이 팀의 현재 사령탑은 창립 멤버이기도 한 고재홍(코러스 통신 대표, 사진)씨가 맡고 있다.

“이민 와서 혼자 일하고 생업에 매달려 살면서 어느 순간 많이 외롭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죠. 대부분 캐나다의 자연환경이 좋아서 이민 왔으면서도 이렇게 좋은 환경을 가까이 두고서도 전혀 느끼고 즐기지 못하고 있다는 게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자연과 함께 운동이나 취미생활도 생업의 일부처럼 즐기며 다른 사람들과 정기적으로 어울려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을 생각하다가 '밴커' 축구모임을 시작했죠."


'밴커'는 이렇게 뜻을 같이한 세 사람이 모여 지난 2004년 7월 창단했다. '외로운 교민들끼리 함께 즐길 꺼리'로 시작하던 처음에는 골프모임도 생각해보았다고 한다.

그러나 축구의 참여인원이 양팀 선수 22명과 스탭을 합쳐 최소 30명인 반면, 골프는 4명이란 것이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은 목적에 부합하지 않자 축구를 택했다. 물론 그들이 축구를 좋아하고 열광하는 대한민국 남자들이란 사실이 더 크게 작용했을 테지만.

동호회 수준으로 시작한 '밴커'는 참여인원이 많아지면서 연습만으로는 긴장감이 흩어지는 것을 막고, 팀원들에게 축구모임의 동기부여와 재미를 주기 위해 밴쿠버 교민 축구팀으로는 처음 '리그전'도 마련했다.

이 'V리그'는 예상 밖으로 반응이 뜨거워 첫 시즌 초대장을 보낸 모든 한인축구팀에서 참가신청을 하는 바람에 다른 팀에 말도 꺼내보지 못했다고 한다. 이를 미안하게 생각한 사무국에서는 현재 2007년 써머 리그도 준비 중이다. 

'밴커'는 매주 토요일에만 공을 찬다. 평일에는 생업에 종사하고 주말인 토요일 오전 한나절을 운동장을 뛰며 맑은 공기 속에서 흠뻑 땀 흘리며 남자들만의 희열을 맛본다.

고재홍씨는 "10학년 이상 남자면 누구나 가능하지만, 경기와 연습이 주로 밴쿠버와 버나비 리치몬드 에서 있는 편이므로 지역적인 거리를 고려하라"고 말한다. 혹여 연습과 경기 어느 쪽도 거리를 이유로 소홀히 하거나 불참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한 감독으로서 염려로 보인다. 이만하면 축구를 통한 건강증진과 좋은 만남을 기대하는 밴쿠버에 거주하는 대한민국 남성들에게 무척이나 반가울 모임 소식일 듯 하다. 
 
밴커 문의 (604) 551-2393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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