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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원정 살인하려다 공범 자수로 무산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10-11 00:00

20년전 2억갖고 튄 동업자 살해계획 살인 부탁받은 공범 막판 변심해 무산
해외 원정 청부살인이 실행 직전 공범의 자수로 무산됐다.

조모(53)씨는 20년 전 건축업을 하다가 동업자인 전모(55)씨 몰래 사업자금 2억 원을 빼내 가족과 함께 캐나다 토론토로 출국했다. 하루 아침에 빈털터리가 된 전씨는 20년 동안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복수의 칼을 갈아왔다.

백방으로 조씨의 행방을 찾아온 전씨는 2년 전 조씨가 캐나다에서 산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지난 3월 토론토로 날아갔다. 교민들에게 조씨의 행방을 수소문했고, 끝내 조씨의 집과 세탁소를 알아냈다.

자신의 불행과 달리 행복하게 살고 있는 조씨의 모습을 본 전씨는 살인을 결심했다. 그는 국내 공사장에서 만난 이모(49)씨에게 “조씨와 아내, 자식을 죽이면 총 1억7000만원을 주겠다”며 살인을 청부했다. 전씨는 이씨가 폭행사건으로 100만원의 벌금을 선고 받아 출국이 막히자 벌금까지 대신 갚아주고, 왕복 항공비 등 모든 비용을 댔다. 두 사람은 한국에서 야구방망이를 준비해 캐나다행(行) ‘원정살인’ 비행기에 올랐다.

그러나 정작 현지에 도착하자, 살인 실행업자인 이씨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캐나다에서 살인하면 종신형에 처해진다”는 교민들의 말에 그는 한국으로 영영 귀국하지 못하게 될까봐 두려워졌다. “현지에서 경찰에 잡혀도 내가 돈으로 풀려나게 해주겠다”는 전씨의 설득도 그의 걱정을 덜지 못했다. 마침 범행에 쓸 총을 구하는데도 실패했다.

결정적으로 이씨는 캐나다에서 가족들과 단란하게 사는 조씨의 모습을 보았고, 결국 범행을 포기했다.

이씨는 몰래 한국행을 결심했다. 하지만 캐나다 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다가 역시 이씨를 버리고 출국하려던 전씨와 마주치고 말았다. 이씨는 “캐나다에 와서 이 고생을 했는데 어떻게 나를 버리고 혼자 갈 수 있느냐”고 전씨에게 따졌고, 전씨는 “살인에 성공하지도 못했는데 돈만 들어갔다”며 “까불면 너도 죽여버리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전씨의 협박을 두려워했고, 지난 9월 경찰에 자수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4일 ‘살인예비’ 혐의로 전씨를 구속하고 이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진기자 mozart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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