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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소리
2022.02.09 (수)
함께 마음 나누며한 포기 소망 가슴에 품은인연의 길 걷는다 항상 부족했던 삶순백의 융단 아래 묻고숙성의 소리에 다시 태어날동토를 걷는다 굵어진 생의 옹이에소복이 쌓인 하얀 사연들선혈의 흔적 배어 나오면봄의 전령사 미소 짓는다 빨간 칼바람 맞은 양 볼그리움과 기다림희망의 임진년은 포효한다.
리차드 양
체질학 개론
2022.02.09 (수)
“얘 입술이 왜 이래?”화장실에서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달려가 보니 손주의 윗입술이 벌겋게 부풀어 올랐다. 처음엔 깨문 줄 알았다. 그런데 약식을 먹은 것이 화근이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먹었다기보다는 입에 넣었다 바로 뱉었다고 한다. 약식에 호두가 조금 들어가 있었고 손주는 호두에 알레르기가 있는 것을 깜박했다. 큰 딸은 사색이 되어 가방을 뒤적이며 비상용으로 갖고 다니던 알레르기 주사기를 찾고 있었고 사위는 근처 약국을...
이현재
해후
2022.02.09 (수)
1세톤 호수를 지나이제 막 도착한 흰가면 열차안개 눈꽃 흩뿌리는창가에 멈춰섰다불빛 안고 기대앉은 그림자들밤길 먼 빙판 호수를 건너가듯시름 삭히며 졸고 있을 때시린 꽃들이 창문을 두드린다한쪽에선 말 없는 눈빛의 대화나는 가고너는 남고붉은 뺨 눈망울이슬 두 방울2막차가 떠날 시간난로에 손을 데우던인자한 시선들주섬주섬 짐을 챙긴다떠나는 길손 너나 할 것 없이손에 쥐고 있던막차 티켓 한 장기대감은 객차에 실리고플랫폼 가장자리...
하태린
마지막 기도
2022.01.31 (월)
오늘이 2021년 12월 31일금요일이다. 돌아보면 비록 팬데믹으로 만남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두 번째 해의위기를 넘기고 있다. 주어진 환경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 연초부터 성경 통독을 해오는 동안 오늘 역대서에 이르게 되었다. 이 글은 이스라엘 12지파의 500여 명의 이름이기록되어 읽기가 쉽지 않은 다소 지루한 부분이다. 그런 와중에 4장 중간쯤에서 마치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아주 소중한 두 구절 (역대상 4:9-10)이 들어 있는데 일명...
권순욱
고향으로 가는 길
2022.01.31 (월)
낯선 듯눈에 익은들길을 간다밤이면보석이던 별들이무더기로 쏟아져길섶개망초 가슴에돌부리로 박히고바람 불면 서걱대며 하얗게 핀 억새가을 능선 넘는 노을에이별 자락 펼친다눈 내리면하얀 눈 뒤집어쓴초가지붕장독대그 어릴 적 강아지..고향 산천이 그립다눈에 익은 듯낯선들길을 간다저만치 개망초 지나고억새 숲 스치고 나면하얀 눈으로 내리는 그대 있으매
류월숙
달러구트 꿈 백화점
2022.01.31 (월)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미예 소설 감상평 이명희(목향)/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서두-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판타지 소설이다. 프로이트는 ‘꿈의...
이명희(목향)
Cell 폰
2022.01.31 (월)
여보게다사다난 이란 말은일년을 되돌아 보는십이월의 낱말이 아니더군.물정에 어두운 매일매일 이다사다난 이구려자네와 나눈에 보이는 사물을 보고서야뜻의 높낮이와 실체의 유무를 아는아나로그 의 더딘 세대가 아닌가만가지 기능을 꾸겨 넣은이 조그만 전화기 마저도친근함 보다는낯 선 이물질의 끊임없는 어설품을 느끼고소통의 문을 열기위해누르고 톡톡 치고 밀고 당기는....그 동작으로 만 연결 되는 통로가그저 숨 가쁘기만...
조규남
새로 쓰는 나의 버킷 리스트
2022.01.24 (월)
꼬박 만 2년여를 팬데믹의 우울한 잿빛 그림자 속에서 지내온 셈이다. 다시 새로운 한 해를 맞아 6호선 3번 열차에 떠밀려 탑승을 하게 되면서, 문득 쳐다본 달력 위 ‘2022’라는 굵은 숫자는 진정 어린 시절의 공상과학 소설과 ‘새소년’ 잡지의 미래특집난에서나 만나던 숫자로 다가온다. 중년의 입문 단계에 서서, 특히나 아직도 오미크론과 델타 그리고 부스터 샷 등등 기이한 공상과학 만화의 용어들이 난무하는 이 수상한 시절에 나의 버킷...
민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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