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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밴쿠버 겨울
2026.02.20 (금)
지난 20여 년간 이곳 밴쿠버에 살면서 겨울에 스노우 타이어로 갈아 본 적이 없이 살았다. 사계절용 래디얼 타이어가 있으면 눈, 비와 관계없이 4계절 사용할 수 있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이 내리면 산비탈에 있는 우리 집은 카포트 (Carport)까지 오르고 내리는데 여러 번 고생하곤 했다. 손주들이 태어난 후 아들의 강력한 권고로, 해마다 11월 말이 되면 연례행사처럼 스노우 타이어를 갈아 끼운다. 노년에 무거운 타이어를 차에 싣는...
김의원
나와 나의 대립
2026.02.20 (금)
몸뚱이는 그만 자라 하는데점 하나에서 파생된 상념들시간에 비례하여 거리도 그리하여일그러진 선 마디마디 바람만 웅성거리고늪 속으로 빠져든 몸부림이풀썩풀썩 방망이질하고천 갈래 바닥으로 나동그라진사색의 파편들인제 그만 고즈넉이 여유를 타서뭉뚱그려 간단한 주먹밥으로 빚으라고몸뚱어리 나긋나긋 달래는데온 밤을 누비며 펼 줄을 모르네 하얗게 질린 새벽달이 하품 머금고게슴츠레...
한부연
바람과 추는 왈츠
2026.02.13 (금)
떠나야 하는 건 철새만이 아니다붉게 물든 어스름한 하늘 위로 나르는 철새의 무리기대의 날갯짓 바람을 흔들며 박자를 맞춘다황혼빛 하늘 금속 날개를 달고 나는 새가 있다그 안 철새 닮은 사람들이 왈츠를 추듯 난류에 몸을 흔든다 다시 저버려야 하는 그 떠 있음 항로를 이탈할 수 없는 이 철새 철새들떠나야 하는 건 철새만이 아니다부유하는 아득함강-약-약부푼 바람을 안고 너는 춤을 춘다
김영선
유리앞에 서 있는 사람
2026.02.13 (금)
지난 주일 예배는 특이했다. 예배 시작을 알리는 찬양 리더의 “할렐루야!” 소리와 함께 기타와 드럼 소리가 연주되자 커다란 리본을 머리에 꽂은, 두세 살쯤 되어 보이는 아기가 단상을 향해 걸어 나왔다. 마치 귀여운 새끼 오리를 연상시키듯이 뒤뚱거리는 발걸음에는 호기심이 잔뜩 묻어 있었다. 자기 키를 훌쩍 뛰어넘는 높은 단상 위를 아이는 미동도 없이 찬양 인도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눈으로 좇으며 고개만 돌아갈 뿐 노래 한 곡이 끝나가도록...
줄리아 헤븐 김
트럼프, 그리고 그의 관세 정책
2026.02.13 (금)
예상했던 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거의 모든 외국제품에 일련의 관세를 상향, 재조정하여 세계적인 무역 전쟁을 촉발했다. 그의 정부는 한국을 포함, 전 세계의 국가에서 들여오는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등의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해 한때 전 세계와 그들의 기업을 혼란에 빠뜨렸다. 그나마 지금은 많이 정리되어 그런대로 굴러가는 것이 큰 다행이라고 본다....
정관일
빛으로 그리는 세상
2026.02.13 (금)
식물원 온실로 떠밀리듯 들어섰다 유리벽에 갇힌 햇빛이잎맥 위로 번지고습한 공기가목덜미에 먼저 닿는다 잎들은 서로의 어깨를 밀며 조용히 자리를 넓히고꽃들은눈을 동그랗게 뜬 채한번씩 숨을 고른다 물방울이투명한 문장처럼 매달려 빛을 꺾고 그 사이로 詩가 꿈틀거리며 초록의 상형 문자를 천천히 써 내려간다 유리 지붕 아래 잎들의 결이 흔들릴 때마다 새는 그 곁을...
유우영
시월의 바다
2026.02.09 (월)
친구여 시월의 바다를 보러 가요에메랄드 번지는 바닷물 따라흰 돗이 기울듯 서툰 배는먼 항로를 찾아가고끝없는 햇살에 수평선이 눈부실 때젊은 꿈이 아직 말 못 하고 서 있지만해변의 잔돌들은 세월을 견디고여물어 가요겨울의 바다는 차가웁게 모두를 멀리하겠지요파도 속 산호는 빛을 잃고고기 때는 검은 투망을 피해 몰려다니고남겨진 조개들이 모래밭을 찾아 긴 행렬을 짓고검푸른 바위는 바다를 움켜쥐려고 울부짓을 거에요고동 소리를 담은...
김석봉
아버지를 찾아서
2026.02.09 (월)
내 얼굴에도 인생의 흔적을 품은 고랑이 패기 시작하고 부모의 마음을 조금씩 헤아리게 되었다. 너 같은 딸을 낳아보라 하시던 엄마의 울분도 어느덧 내 것이 되었다. 그래서일까 50살이 넘어서야 집어 들었던 책이 있는데, 제목이 [아버지를 찾아서]이다. 아버지 없이 어린시절을 살아온 나였다. 그랬던 내가 저자를 따라 아버지를 찾아 나선 여정에 동행하였다. 나의 아버지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했다. 일곱 살 때 우리 엄마와 아빠는...
김보배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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