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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중 궁궐 납골당에 유리방  한칸 얻어놓고 나 이 세상 끝에 와 섰네눈물이 난다 세상이여다시 널 사랑하게 될까봐흘러 넘치는 그 많은 추억들주섬 주섬  꽃바구니에 담아보라빛 노을에 걸어놓고나, 사랑에 우네나, 이별에 우네인생이 아프기만 했던 것은 아닌데인생이 슬프기만 했던 것은 정말 아닌데이 세상 다시는 그리워하지 말자고해질녘  함박눈 펄펄 내리는데나는 한없이 울고 울었네납골당은 아무 말이 없는데........
김영주
엄마의 70세 생신이 코앞으로 다가왔을 때였다. 숫자 70이 머릿속을 맴돌며 마음을 헤집었고,나는 그 숫자가 주는 특별함을 찾아보려 했다. 칠십은 고희 또는 종심이라고 부른다. 고희란 70세생일로 사람이 일흔 해를 사는 것은 드문 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또 종심이란 나이 칠십이되면 마음이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법도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의미가 담겨있단다. 평균 수명이늘어나면서 칠순은 장수를 축하하는 의미보다 살아온 날을 치하하기 위한...
권은경
어쩌다 은퇴 2021.12.01 (수)
매일 마주하며 살아온소중했던 일상들이어느 날 갑자기세월의 저편 속으로바람이 되어 점점 멀어져 간다희미한 기억으로 청춘이란 내 인생의 봄도행복이란 내 환희의 순간도문득 다가온현실의 벽 앞에서꽃잎처럼 하나씩 사라져 간다아픈 추억이 되어 20년간의 좋은 추억도내 겐 잊어야 할타인이다떠나간 그 시간에 대해서어쩌다 은퇴한 2021년의아픈 상처도이젠 이방인이다다가올 그 시간에 대하여
나영표
가을 기도 2021.11.24 (수)
수수하던 이파리저마다진한 화장을 하는 이 계절에나도 한 잎 단풍이 되고 싶다앙가슴 묵은 체증삐뚤거리던 발자국세 치 혀의 오만한 수다질기고 구린 것들을붉게 타는 단풍 숲에 태우고 싶다그리하여찬란한 옷을 훌훌 벗고겸손해진 겨울 숲처럼고요히고요히사색에 들어입은 재갈을 물고토하는 목소리에 귀담아오롯이 겸허해지고 싶다나를 온전히 내려놓아부름에 선뜻 대답할 수 있기를겨울이 묵묵히 봄을 준비해봄이 싱그럽게 재잘거리는...
임현숙
언뜻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낯설다. 미장원에 간지도 일 년이 넘었다. 화장조차 안 한 지도 꽤 되었다.옷장의 옷들은 하릴없이 늙어가고, 나 역시 옷 몇 벌로 사계절을 보냈다.   하얗게 센 머리가 눈에 들어온다. 반은 희었고 반은 예전에 염색한 부분이 남아 있다. 영락없는할머니 모습이다. 육십이 훌쩍 넘었으니 나이에 맞는 자연스러운 모습인데, 왜 이리도 거부감을느끼는 것일까. 머리가 세기 시작한 때부터 흰머리가 돋아나기 무섭게...
민정희
천사의 손길 2021.11.24 (수)
오래전에 TV에서 ‘Touched by an Angel’이라는 드라마를 시청한 적이 있다. 이드라마는 1994년 9월부터 2003년 4월까지 CBS 방송국에서 방영된 미국 fantasy dramaTV series이다. 주로 토요일이나 주일에 방영되었는데, 모든 에피소드를 다 시청하지는못하였고, 시간이 가능한 한 애청하였던 드라마였다. 인간 세상에 천사들이 인간의 모습으로살아가면서, 삶의 어려운 일들, 질병, 가족 간의 문제, 주위 사람들, 환경에서의 문제들을해결해 나가는 데 하나님의...
김현옥
가을의 속삭임 2021.11.24 (수)
인적이 드문 낯선 곳에 홀로 피어난 들풀빗방울이 촉촉이 온몸을 적셔주자근질근질한 꽃잎은 춤사위로 털어낸다 저만치 외떨어져 앉은 꽃송이가 가여운지별 님이 총총 반짝거리며밤새 말벗이 되어 곁을 지켜주고  불현듯 날아온 새들이 날이 밝았다며목청껏 화음을 맞추는데어느새 꽃단장한 들꽃이 춤을 추듯 한들거린다
유우영
회 뜨는 식당으로 2021.11.16 (화)
사람이 그리울 땐 식당에 가자음식 파는 자의 손놀림을 보며사물의 평정은 칼잡이의 몫이라는 걸 느껴보자공격과 방어의 회 뜨는 데 다 익숙하잖은가진열대의 자동차도가로세로 좁은 통로에 줄 세우려밀고 당기는 누군가가명령하는 자의 칼날을 지극히 받아내려 했던 증거다우리는 널린 횟감에 대해 진보한 칼 솜씨로나날이 대응하고 있는 거지  피사체 앞에 미각을 갖다 대고 콧날 쫑긋한 겨자 맛의 댓글을 들여다보자하루치의...
김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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