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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는 누구나 일생에 한 번은 다녀오고 싶어 하는 명산이다. 가는 길에 만나는 호수들의 아름다운 빛깔에 빠져든다. 밴프나 재스퍼의 풍광은 달력이나 엽서 속 어딘가에 내가 서 있는 황홀감을 선사한다. ​남동생이 캐나다 내 집을 세 번 방문하고 여름과 겨울 두 차례 로키를 여행했다. 여름, 에메랄드빛 호수와 겨울, 눈 덮여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레이크 루이스까지. 멋진 사진과 동영상을 가득 담아 왔었다. 자연경관과 레트로한 감성에...
고희경
나의 여름 2026.06.18 (목)
오늘 아침문을 열고 나오니아, 여름 냄새!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네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분주히 너를 맞을 준비를 할거야 길어진 잔디를 깎았어새로 핀 노랑 꽃들이 이제야 보이네겨우내 덮어두었던 테이블과 의자를깨끗이 씻어 말리고예쁜 걸 좋아하는 너니까반짝이는 알전구도 달아놓을 게얼음은 넉넉히 준비해 두었어네가 오면 시원한 커피부터 타 주려고상큼한 과일도 냉장고 가득 채우고예쁜 접시도 사러가야겠어깊어 가는 여름 밤,우리...
윤성민
볕이 좋은 유월 야외 스케치를 나간다 긴 이젤 위 캔버스 그늘에 세워두고 연못의 수련을 그린다 합장하는 꽃들을 보며 떠오르는 생각 하나 모네는 자신의 정원에서 왜 그리 수많은 수련을 그렸을까* 암갈색 수면 위 빛의 시간들이 데려온 색들의 향연을 그린 걸까 긴 아픔 뒤에 위로 같은 아름다운 연못 충만한 적요(寂寥)를 풀어놓은 걸까 고요한 수련(睡蓮)이 시끄러운 나를 수련(修練)하는 오후 한낮의 햇살은 구름 나무 수련 금붕어로 한 폭의...
김계옥
오죽 못생겨 '뚱딴지'같다고 했을까. 돼지감자라 불리는 식물 이름도 조금 엉뚱스럽기도 하다. 별명조차도 '뚱단지' 라고 하니 어째서 이런 명칭을 얻었는지 알아보게 되었다. 가드닝에 익숙하고 부지런하신 이웃집 D 선생으로부터 이 식물을 처음 분양받았을 땐 별로 관심 없이 보통 자라는 식물로 알고 이름이 '돼지감자'라 하여 감자의 또 다른 식물 정도로만 알았다.  그런데 왜 하필 돼지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엄청 돼지처럼 식성이 좋아...
양한석
사람들은 바다로 고기를 낚으러 간다지만, 나는 바다에 나를 버리러 간다. 세상의 잡다한 말과 생각들을 파도에 던져버리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무념무상의 비움의 공간에서 자신을 마주 보는 것이다. 극지에 사는 이누이트들은 화가 나면 무조건 걸어서 충분히 왔다 생각되면 막대 하나를 꽂아 두고 돌아온다고 한다. 미움, 원망, 서러움, 얽히고설킨 감정들을 그곳에 남겨두고 온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 소풍 전날 밤에 가슴 설렘으로 잠 못...
손정규
김포 생태공원 가는 길흔들 다리를 건너며물 안개 피어오르는 강을 본다 전망대 오르는 길,소나무 몇 그루와 물 찬 제비꽃이애기봉 전설을 불러낸다  병자호란 때사랑하던 평양감사가 북으로 향하자기생 애기는 밤하늘에 수를 놓듯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다병이 깊어 세상을 떠났다  임진강과 한강은 지금도 서로를 바라보지만한번도 만나지 못한다 전망대에 서서희끗한 나이도 잊은 채,북녘 하늘을 무심히...
윤우영
밥상 2026.06.04 (목)
접시와 접시 사이숲과 들과 물이 겹쳐 있다짐승의 흔적을 쫓던 발자국,갈라진 손바닥이 물을 더듬던 자리—그 숨결이 아직 식지 않는다접시 위에 놓인 것마다멀고 거친 길을 건너왔다이빨에 물리던 순간들,살아남기 위해 삼켜야 했던 밤들이얇은 김처럼 다시 오른다서로 마주 앉아웃음과 음식을 섞을 수 있기까지불가에 모여 앉던 목소리들이입 안에서 천천히 풀린다수저를 들어 올리면길을 잃을 듯 펼쳐진 이 자리—오랜 시간을 건너온 손끝이오늘의...
송무석
이사 온 아파트 1층에 요가 센터가 들어섰다. 유리문이 열릴 때마다 습한 열기와 함께 땀에 젖은 사람들이 요가 매트를 어깨에 메고 쏟아져 나왔다. 처음에는 그 모습이 낯설었으나, 불그스레 달아오른 얼굴들이 거리로 흩어지는 모습을 보며 문안의 세계가 궁금해졌다. 그들의 표정에는 몸속의 묵은 것을 털어내고 나온 사람들만의 가벼움이 있었다. 땀방울은 단순히 운동의 흔적이라기보다 무엇인가를 비워낸 정화의 표식처럼 보였다. 호기심은...
허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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